BTS신곡 Butter 공개. 유튜브 조회수 신기록 갱신에 대한 일본반응.

2021. 5. 25. 07:00일본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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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의 신곡 Butter가 공개된 이후, 여러 곳에서 뮤직비디오와 함께 흘러나오고 있으며, 이후로도 한동안 BTS와 관련된 크고 작은 보도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되는 바, 일본에서도, 한류 열기가 센 만큼 이번 신곡에 대한 보도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음악 자체에 대한 감상은 차후로 미루어 둘지라도, BTS에 대한 시선이 마냥 호의적일 수는 없는 법이다. 비록 글로벌 아티스트일지라도, 태생이 한국인 이상, 다소의 편견 섞인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BTS의 신곡이 유튜브 조회수 기록 갱신에 대한 TV아사히 보도에는, 좋아요 수보다 더 많은 수의 싫어요가 박혀 있고, 이러한 여론은 하단의 코멘트 란에 가면 더 두드러진다. 대체로 패턴화된, 더 새로울 것도 없는 반응이지만, 그래도 간략하게는 짚어 보고자 한다.

 

BTS나 K-POP에 대해 잘 알지 못하겠다는 식의 반응도 보이지만, 대체로 한국 관련 보도가 많은 TV아사히의 논조를 성토하는 반응이나 이번의 조회수가 한국인들이 고의적으로 높였다는 주장 등의, 조금 더 노골적인 반응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보이는데, 부정적인 반응이, 그저 가벼운 마음에서 나왔을지라도,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반한 성향의 주장들은 대체로 이런 식이다. 한국과 관련한 긍정적인 보도에서는, 보도내용 자체는 중립적이거나 단순한 사실 전달에 그치고 있을지라도, 호의적이지 못한 반응은 실에 바늘이 따라오듯 하는 것이 인터넷 여론의 현주소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여론 또한 많은 것이 현실이며, 최근 한류 문화의 확산에 위기의식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BTS정도의 세계적인 아티스트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일본 문화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없지는 않은바, 총합적으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고, 따라서 BTS에 대한 여론을, 단순히 이분법적으로만 나누어 결론을 내려는 태도는 의미가 없다.

 

그럼에도 명백한 점을 짚어보면 BTS를 고깝게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에는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일본 아이돌의 세계화이다. 상술한 대로, 현 시점에서의 K-POP의 세계적인 위상에 비하면, J-POP은 다소 빈약한 입지를 갖고 있다. 자국 내에서는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시스템적인 특성도 작용하여, 남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나, 일본 바깥으로 나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제아무리 국민 아이돌이라고 불리거나,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을 넘어, 전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K-POP 아이돌에 필적할 만한 위상을 가진 걸출한 아이돌이 나오지를 못하고 있음이 현실이며, 이를 부정하려면 새로이 소설을 써야 할 것이다.

 

그러니, 차라리, 일본 아이돌은 왜 BTS를 넘을 수 없는가를 자조한다면, 차라리 그 쪽이 더 생산적이기는 하겠지만, BTS의 인기가 단순히 유튜브 조회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음에도, 단편적인 부분만 꼬투리를 잡고 물고늘어지는 것이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이는 J-POP의 성장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반응이다.

 

BTS의 성공요인에는 기존 문화예술에서 활용되던 코드를 적극적으로 차용하면서, 나름의 방식으로 재해석하였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전에는 없던 듣도 보도 못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컬쳐 쇼크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에게 있어서는 익숙함과 동시에 신선함을 안겨다 주는 것이 하나의 매력이라고 볼 수 있으며, 최근의 Dynamite나 이번의 Butter 또한 그 범주에 넣을 수 있다. 그것이 한국적인 요소이건, 미국적인 요소이건, BTS의 성공에는, 이러한 유형의 발전적인 진보가 있다.

 

일본 아이돌이 마냥 퇴보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최근의 경향은, 외부로부터의 요소를 받아들이면서도 여전히 미약하거나, 기존 일본 아이돌이 형성한 테두리 안에서의 변화에 머물고 있다. 전부는 아니지만, 대다수는 그러하다. 이러한 경향성이 범국가적으로 공유 가능한 문화 요소와 괴리되어 있다면, 당연히 세계적인 성공도 가능할 수가 없다. 바로 이러한 시점에서 일본 아이돌의 몰락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되어지는 갈라파고스화가 다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여전히 일본 사회 내에서 소비되고 있는 문화 요소의 영향력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이고, 그러한 환경 하에서 일본을 포함한 전세계적인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는 아티스트의 탄생은 요원할 뿐더러, 모순되어 있기까지 하다. 설령 해외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아티스트를 양성하겠다고 하여, 기존 일본 사회에서는 없는, 혹은 있더라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스타일의 아이돌을 기획한다고 한 들, 자국에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면서 해외에서 이와 대조되는 인기를 얻는 경우, 말하자면 외수용 아이돌을 기획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리스크가 따를 것이고, 그러한 경향이 심해지면 경우에 따라서는 K-POP을 깎아내리는데 내세우는 소위 '국책사업'이라는 식의 주장도 누워서 침 뱉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이 싫다면, 그리고 K-POP이 싫다면, 어쩔 수 없다. 애써 밥숱갈을 떠밀어도 입을 열지 않겠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다만, 편견의 벽을 허물면, 새로운 것이 보일 수는 있을 것이다. 문화나 예술을, 억지로 다른 분야로까지 끌고 가서 심판대에 세우는 일은 어느 나라에서건 자제되어야 할 것이며, 우리는 그 이후에서야 문화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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