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주(9)
-
[일본주(사케) 소개] 나가사와주조(長澤酒造) 코마오 하츠시보리(高麗王 初しぼり)
비범한 이름을 가진 명주(銘酒)인 코마오(高麗王)는 사이타마현 중부 히다카시(日高市), 코마가와(高麗川) 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나가사와주조(長澤酒造)에서 만들어진다. 명주의 이름은 주조가 위치한 지역과 관련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코마오는 같은 히다카시 내에 위치한 코마신사(高麗神社)의 시조인 고려왕 약광(高麗王 若光)과 연관되어 있으리라 보인다. 다른 주조사들도 그렇듯이 가을에 접어들며 날씨가 추워지면 신슈(新酒)를 출하하게 되는데, 하츠시보리도 이 시기에 출하가 이루어지는 한정주(限定酒)의 일종이다. 하츠시보리(初しぼり)의 뜻을 그대로 풀어보면 '처음으로 짜내다'라는 의미이며, 술의 정체성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늦가을이 되어, 수확한 쌀을 가지고 가장 처음으로 빚은 술을 가장 처음 짜낸 ..
2022.01.08 -
나가사와 주조(長澤酒造) - 사이타마현(埼玉県) 히다카시(日高市)의 일본주 주조사
나가사와 주조(長澤酒造)는 사이타마현(埼玉県) 서부 히다카시(日高市)에 자리잡은 주조로 19세기 중반에 창업하여,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주조이다. 보통 일본주 주조사가 규모에 상관없이 하나의 명주를 두는데 비하여, 코마오(高麗王)와 키미노하타(君が旗) 등의 복수의 명칭을 두고 있다. 나가사와주조가 위치한 곳은 코마가와(高麗川) 서안이며 여느 주조사가 그렇듯, 강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마찬가지로 히다카시에 위치해 있는 코마신사(高麗神社)와 연관이 깊으며, 술을 봉납하기도 하나, 신사 자체는 옛 코마무라(高麗村)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제법 떨어져 있다. 사이타마현도 74호 히다카카와지마선(埼玉県道74号日高川島線)상에 위치하고 있고, 주조 앞으로도 버스가 다니기는 하나 그 편수가 많지 않아,..
2022.01.08 -
오자와 주조(小澤酒造) -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도쿄 서부 오우메 시의 주조사
사와이(沢井)에 가면 사와노이(澤乃井)를 볼 수 있다. 말장난 같지만 사와노이는 오우메시 서부에 위치한 지역인 사와이를 찾는 적지 않은 발걸음의 목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와노이는 오우메시 서부 사와이에 위치한 주조사인 오자와 주조(小澤酒造)에서 생산하는 일본주의 브랜드명이기 때문이다. JR동일본 오우메선(青梅線) 사와이역(沢井駅)에서 남쪽 과선교 아래에 있는 내리막길을 내려오면 바로 오자와 주조에 닿을 수 있으며, 오우메카이도(青梅街道)를 사이에 두고 북쪽의 공장과 남쪽의 상업시설이 나뉘어 들어서 있으니 도로교통으로도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오자와 주조는 겐로쿠(元禄) 15년인 1702년에 창업하였다고 하며, 이는 도쿄 도 내에서는 히가시무라야마시(東村山市)의 토시마야주조(豊島屋本店)에 뒤이은..
2021.08.31 -
야마구치 현에서 온 한정 준마이긴조 세 병 리뷰. (山口県の地酒、旅酒、みがき6、下関SPIRIT OF 445)
얼마 전 지인이 야마구치현에서 술을 가지고 돌아왔다. 야마구치에도 나름의 명주들이 많지만, 전국적으로 보았을 때 술로 알려진 동네는 아니다. 그나마도 전국구로 통하는 명주인 닷사이가 있긴 하지만, 그 이외의 명주를 타 지방에서 접하기란 쉽지는 않다. 지인이 준비한 술은 총 세 병. 공교롭게도 전부 준마이긴조이다. 가장 잘 알려진 주종이기는 하나, 워낙에 맛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서 그 매력 또한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이 개성넘치는 세 술의 맛을 비교하는 일명 노미쿠라베(飲み比べ)를 해 보았다. 첫번째로 소개할 술은 타비사케이다. 타비사케라는 브랜드가 야마구치 현만을 대표하지는 않는다. 동명의 주식회사에서 전국 각지의 주조사와 연계하여 제조된 술에 번호를 붙인 것. 컨셉에 맞게 온라인에서 클릭 몇 번으로 쉽게..
2021.05.21 -
쇼난의 주조, 가나가와 현 치가사키 시 쿠마자와 주조 (熊川酒造) 소개
개찰을 통과하면 바로 앞에 승강장이 위치한 역. 가나가와 현(神奈川県) 치가사키 시(茅ヶ崎市)에 소재한 JR동일본의 카가와 역(香川駅)이다. 시코쿠의 카가와 현(香川県)과는 상관이 없고 일대의 지명에서 유래한 역명인데, 치가사키 시가지보다는 인근 사무카와 정(寒川町)에 더 인접해 있다. 역 주변은 평범한 주택가인데, 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쿠마자와 주조(熊澤酒造)가 있다. 카가와 역을 나와서는 카가와에키마에도오리(香川駅前通り)를 따라 건널목을 건너 북쪽으로 올라가면 안내판이 나오는데, 이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된다. 정면의 공장 같은 건물이 보인다면 제대로 찾아온 것인데, 공장으로 갈 것은 아니니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왼편에 방문객을 위한 입구를 이용해서 부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쿠마자와 ..
2021.03.02 -
도쿄와 야마나시의 일본주가 한 데 모인 이케부쿠로 한 복판에서의 일본주 시음회.
어느 주말의 이케부쿠로. 이 시국에다가 긴급사태까지 연장이 되었지만, 역시 주말이어서인지, 여느 때보다는 못하지만 사람들이 많았다. 히가시이케부쿠로의 번화가도 여느 때처럼 붐비었다. 주간에는 천천히 날씨가 풀리고 있음을 실감하게 했는데, 이 날은 유독 날씨가 맑아 보였다. 구름 한 점도 보이지 않았다. 히가시이케부쿠로 하면 으레 떠올리는 선샤인시티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사실상 바로 옆에 있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닌 곳에 이름도 비슷한 IKE-SUN PARK가 있다. 도심 한 복판에 이렇게 넓은 공원이 있는 건 근린의 지역민들에게는 좋긴 하지만, 짱짱한 건물들을 주변에 두고 이렇게 넓은 부지가 공원으로 남을 수 있는가 하니, 원래부터 공원이 아니라 2020년에 생긴, 그야말로 최근 중에서도 최근에 ..
2021.02.21 -
타마지만 시보리타테 준마이나마겐슈 카메구치 (多満自慢 しぼりたて 純米生原酒 かめくち) 소개
식욕은 왕성하지 않아도 술 한잔은 거하게 땡기는 가을, 곳곳의 주조사에서 다양한 특색을 가진 술을 새로이 출하하는 가운데, 도쿄 도 훗사시에 위치한 이시카와 주조(石川酒造)에서는 늦가을에 접어들 무렵 슬쩍 판매가 시작되는 술이 있다. 바로 이 카메구치(かめぐち)는 시보리타테(しぼりたて)의 준마이나마겐슈(純米生原酒)라는 점도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도 양조장 내의 직매장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특별한 술인데, 이전에는 술을 제조하는 장인들만 마실 수 있었던 아주 귀한 술이라고 한다. 그마저도 재고 또한 한정적이라 이 시기에는 놓치기가 힘들다. 그래서 이 술을 구하기 위해서는 주조 부지 내에 위치한 리큐르 샵인 사케세라(酒世羅)까지 다녀와야 했는데, 사실 처음부터 이 술을 사려던 것은 아니었다. 가을이 되면 카메..
2021.01.29 -
에치고후 토쿠베츠준마이슈 & 준마이다이긴조 (越後府 特別純米酒 & 純米大吟醸) 소개
니가타 현(新潟県)이 그 유명한 고시히카리를 비롯한 다양한 쌀의 주산지로 유명한 점이야 더 말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사카마이건 한마이건, 쌀이 많이 나니까 쌀로 만드는 일본주 또한 흥할 수 밖에 없고, 그 만큼 많은 주조가 현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 중에는 현 내에서뿐만이 아니라 일본 전국, 그리고 국경을 넘어 해외까지 그 위상을 알리고 있는 대형 주조사도 있다. 이는 질으로 보나 양으로 보나, 일본주를 알아봄에 있어 니가타 현을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번에 소개할 에치고후 또한 니가타 현의 일본주인데, 브랜드명에는 나름의 유래가 있는데. 에치코후의 제조사인 하쿠류주조가 위치한 아가노 시(阿賀野市)와 연관이 있다. 니가타 현 동북부에 위치한 아가노 시는 서쪽은 니가타 시..
2021.01.21 -
명주 시키사쿠라(四季桜)가 만들어지는 곳, 키누가와 서안의 우츠노미야 주조 (宇都宮酒造)
우츠노미야시(宇都宮市)를 남북으로 가르는 키누가와(鬼怒川)는 토치기현 북부의 닛코시에서 발원하여 이바라키현 서남부까지 길게 뻗어있는 강으로 이 강을 따라 여러 양조장들이 분포하고 있다. 그 중 한 곳인 우츠노미야 주조(宇都宮酒造)는 이 강 서안에 위치해 있으며, 양조시에도 키누가와의 풍부한 물을 사용하고 있다. 우츠노미야 역에서 도보로 한 시간 여를 이동하면 우츠노미야 주조에 닿는데, 역 동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키누도오리(鬼怒通り)를 따라 이동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주변은 야나기다마치(柳田町)라는 곳으로 드넓은 논밭이 펼쳐진, 전형적인 시골 마을의 정경을 간직하고 있다. 우츠노미야 주조는 1871년에 창업한 주조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물자통제로 인해 잠시 생산을 중단해야만 했던 시기가 있었으나..
2021.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