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철도역] 마츠다역 ( 松田駅 ) - 승강장 건너편에 남은 화물취급의 흔적

 

카나가와현(神奈川県) 아시가라카미군(足柄上郡) 마츠다마치(松田町)에 소재한 마츠다역(松田駅)에서는 특이한 구조물을 볼 수가 있다. 3번 승강장의 정차위치 건너편, 한 눈에 보아도 지금은 그 용도를 다 한 듯한 구조물이 남아 있다. 이는 호퍼이며, 한 때 마츠다역에서 활발하게 행해졌던 자갈화물 취급의 흔적이다.

 

 

선로 남쪽에서 보면 호퍼의 형태를 보다 확실하게 알 수 있는데, 마츠다역은 역사가 북쪽과 남쪽으로 나뉘어 있으며, 북측 역사와 승강장이 다소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는데 반해, 선로 남쪽은 상대적으로 저지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 단차를 이용하여 화차에서 내린 자갈을 밑으로 내려보낸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갱지화된 호퍼 주변 부지는 일반인의 접근은 불가능하나, 비교적 그 유구가 잘 남아 있어, 한때 활발하게 화물운송이 행하여졌던 곳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마츠다역의 자갈취급은 마츠다역의 입지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역 남쪽에는 시즈오카현 고텐바시를 수원지로 하여, 카나가와현 서남쪽의 아시가라 평야(足柄平野)를 가로질러 오다와라시에서 사가와만(相模湾)으로 흐르는 사카와가와(酒匂川)가 흐르고 있는데, 이 곳에서 체굴된 자갈이 마츠다역까지 운반되어 온 것이다.

 

 

강변에서 자갈을 운반하기 위하여, 마츠다역에서는 히가시야마키타역 방면에서 분기하여 마츠다쇼시(松田庶子) 방면으로 뻗어 있었던 자갈채취선(砂利採取線)이 부설되어 있었는데, 그 흔적이 카나가와현도 제712호선 마츠다테이샤죠선(神奈川県道712号松田停車場線)이 지나는 신쥬몬지 다리(新十文字橋) 아래, 본선 남측에 노반과 레일 일부가 조금이나마 남아 있다. 비록 레일은 다리 건너편에 들어선 마츠다 사쿠라 보육원(松田さくら保育園) 부지 앞에서 끊겨 있으며, 2003년 일본철도건설공사공단 국철청산사업본부(日本鉄道建設公団国鉄清算事業本部)에서 마츠다마치가 취득한 자갈채취선 부지 가운데, 적재장 인근은 오다큐부동산(小田急不動産)에 매각된 이후 주택지로 재개발되었으나, 일부 구간에는 축대를 비롯한 노반 터가 그대로 남아 있기에, 당시의 선형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또한 호퍼 앞에는 선로 노반 터가 남아 있는데, 이는 지금의 3번선에서 갈라졌을 인입선이 두 개 부설되어 있던 자리이다. 당시 자갈운송에는 C11형 증기기관차(C11形蒸気機関車)가 화차 견인용으로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인입선에서 본선을 거쳐 다시 자갈채취선으로 이어지는 구간을 왕복하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고텐바선의 자갈취급은 1968년 중지되었다고 하나, 실제로는 그 이후로도 토테츠 공업(東鉄工業)이라는 회사가 정식으로 마츠다역에서 화물취급이 폐지된 1982년까지 자갈채취선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사례는 마츠다역뿐만 아니라, 인근 오다와라시에 위치한 시모소가역(下曽我駅)에서도 확인되며, 카미오이역(上大井駅) 방향에서 분기하여 강 동안으로 길게 커브를 그리며 뻗어 있던 자갈채취선은 유즈리하라 자갈(譲原砂利)이라는 회사가 사용하였다고 한다. 주로 골재용으로 사용되던 사카와가와의 자갈은 산업의 발전과 함께 활발히 채취되었으나, 규제의 강화로 인하여 채취가 중지되었고, 고텐바선의 자갈취급의 역사 또한 종언을 고하게 되었다. 1994년 JR화물(JR貨物)에 의한 화물취급이 재개되었다고는 하나, 역 구내에서의 자갈취급이 부활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남아있는 일부 유구는, 한때는 화물취급 또한 활발하게 행해지던 고텐바선의 역사를 현재까지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