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라이브! 하스노소라 여학원 스쿨 아이돌 클럽(ラブライブ!蓮ノ空女学院スクールアイドルクラブ) OPENING LIVE EVENT~Bloom the Dream~ 1편 : 숨막히는 굿즈 구매와 낮 공연

2024. 6. 23. 19:00일본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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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시(横浜市) 미나토미라이(みなとみらい)에 이르러 정면을 바라보니, 큼지막하게 솟은 건물이 목적지에 도착했음을 알리고 있었다. 이른 아침, 구름이 적당히 끼인 맑은 날씨였지만, 내딛는 걸음은 무거웠다. 언제나 라이브를 목전에 두고서는 기분이 편치 못하다. 해야 할 일이 분명했으니까.

 

 

가벼우면서도 무겁게 가슴 속을 짓누르는 감정을, 멀리 관람차는 무심하게 바라보고 있는 듯 하였다. 그간 퍼시피코 요코하마(パシフィコ横浜)를 방문할 때마다 서로 다른 이미지로 다가오던 관람차의 모습을, 이 순간만큼은 피하고 싶어졌다. 푸른 하늘 아래, 깊이 감추어 둔 감정이 비추어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발걸음을 내딛었다.

 

 

국립대홀의 해변가 방향으로 들어서니, 마린 로비로 향하는 입구 앞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굿즈를 사기 위해 아침부터 모인 인원들이었다. 정식 넘버링 라이브가 아니라지만, 이 정도의 인원은 예상 밖이었다. 이전 데뷔 미니 엘범 발매 기념 이벤트와는 다른 분위기처럼 느껴졌다. 제아무리 러브 라이브!의 신 프로젝트라고는 하나, 짧은 기간 동안 하스노소라 여학원 스쿨 아이돌 클럽의 인기가 이 정도로 높아졌다고 생각하니, 기쁘면서도 당혹스러웠다.

 

 

부지런히 스탭들은 속속 들어오는 인원들을 정리하고 있었고, 앞서 줄을 선 사람들은 굿즈의 판매 개시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이윽고 로비의 문이 열렸다. 앞서 줄을 선 인원들이 천천히 입장하는 가운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하나 둘씩 재고의 품절을 알리는 스탭들의 안내가 이어졌고, 그 때마다 미처 입장도 하지 못한 이들은 당황스러운 듯이 수군거렸다.

 

 

사실 여러 모로 화재가 되었던 이번 이벤트의 기존 러브라이브 시리즈에 비추어 보면 판매 방식도 굿즈 구성도 다소 이례적이었다. 나름 큰 회장에서 개최되는 이벤트인 만큼 굿즈 구성도 여느 넘버링 이벤트에 못지않았는데, 펜라이트가 여느 전자식 블레이드가 아닌, 발광식이었고, 단색인 이상 멤버 컬러별로 별도의 상품으로 나와 있었다. 이 외에도, 선결재 후 회장에서 수령하는 방식이 차용되지 않아, 미리 온라인으로 구매를 하지 않은 이상은 그저 일찍 나서는 쪽이 유리한 구조가 되어버린 것이다. 향간에는 이벤트 참가와는 상관없는 전매상들의 의도적인 구매 행위를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추측도 돌았지만, 운영측에서도 재고 관리 등을 감안해서인지, 그 이후로는 타 러브라이브 시리즈에 있어서도 사전 예약 및 현지 구매의 두 가지 방식의 굿즈 판매가 보편화되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다소의 원성도 있었지만, 어쨌거나 굿즈 구매를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가 않았으니,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었다.

 

 

그러나 어쨌건 결과적으로는 굿즈 수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한 탓인지, 판매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주요한 굿즈들은 금새 바닥을 드러내었고, 카운터 뒤쪽으로는 빈 박스들만 무심하게 나뒹굴고 있었다. 굿즈를 구매한 이후로도 한동안 줄은 이어지고 있었으며, 이윽고 한 두 종을 제외하고는 전부 품절이 되었다.

 

 

노릴 수 있는 굿즈가 거의 사라지자, 굿즈 구입 대기열도 없다시피 한 상황이 되었다. 이따금씩 늦게 도착한 이들은 거의 다이렉트로 카운터 앞에 설 수 있게 되었지만, 손에 쥘 수 있는 굿즈의 종류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나마 트레이딩 캔 뱃지가 일찍 품절이 되지 않은 점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퍼시피코 요코하마 국립대 홀의 광장 주변에 여러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으레 라이브 이벤트가 있는 날에는 회장 주변에 캔 뱃지와 같은 랜덤 아이템을 교환하기 위해서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데, 단순한 장식품이 아닌, 흔히 이타백(痛バック)라고 불리는 가방을 장식하기 위한 중요한 아이템이 되어버린 캔 뱃지. 실제로 이벤트 이후로, 특정 멤버의 캔 뱃지는 원가에 비해서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중고시장에 나오기도 하였다. 프로젝트가 전개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하루라도 빨리 이타백을 좋아하는 멤버의 디자인으로 장식하고자 하는 팬들의 욕구에 비해, 수량 자체도 많지 않을 뿐더러, 날이면 날마다 구입할 수 있는 굿즈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팬들끼리의 교환 및 구매를 통한 확보가 더 확실한 입수 방법이기는 하나, 디자인을 지정할 수 없어서 랜덤으로 제공이 되는 점을 감안하고서라도, 혹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디자인이 나오더라도 다른 사람들과 교환을 하면 되기 때문에, 그나마 늦게까지 재고가 남아 있었던 트레이딩 캔 뱃지를 회장 내 부스에서 구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더러 보였던 것이다. 물론, 디자인에 상관 없이 그저 기념으로 간직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구입을 하는 케이스도 있었겠지만.

 

 

비록 굿즈 구매는 마쳤지만, 회장 내에는 그 외에도 눈길을 끄는 부스가 있어, 잠시 음반 부스 옆에 배치되어 있던 하스노소라 워터(蓮ノ空ウォーター) 부스로 발길을 돌렸다. 뒤편에 쌓여있는 박스를 보고 이정도라면 공연이 종료될 때까지 품절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우선 최초 판매이기도 했고, 공연중 마실 물이 필요하기도 했기에, 미리 구입을 해 두었다. 병당 가격은 세금 포함 180엔으로, 생수 치고는 다소 비싼 가격이기는 하지만, 하스노소라 멤버들의 디자인이 둘러진 라벨을 보고 있으면, 오히려 꽤나 만족스럽게 느껴졌다.

 

 

그렇게 공연 전 준비를 마치고 잠시 주변을 배회하고 있으니, 낮 공연의 개장 시간이 되었고, 광장 주변을 서성이던 사람들은 일제히 굿즈 부스와는 반대편에 위치한 회장 입장 통로로 발길을 돌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해안가 쪽에 위치한 광장 일대는 제법 한산해졌지만, 그 사이에도 밤 공연을 보기 위해서 요코하마를 찾은 이들이 하나둘씩 몰려들고 있었다. 조금씩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그렇게 낮 공연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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