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불안이 교차하였던 하스노소라 여학원 스쿨 아이돌 클럽 데뷔 미니 엘범 발매 기념 이벤트 'Dream Believers' at 토요스 PIT ( 1편 )

2024. 3. 6. 00:00일본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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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치도키역(勝どき駅)에서 내려 하늘을 올려다 보니, 쌀쌀함은 이미 걷히고 약간의 온화함이 덮혀 있던 도쿄 연안부의 하늘은 겪어 본 적 없는 낯선 시작의 예감을 주었다. 그 시작의 근원을 따라 남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카치도키를 관통하는 도쿄도도 304호선 히비야토요스후토시노노메선(東京都道304号日比谷豊洲埠頭東雲町線)을 따라, 하루미(晴海)를 건너 토요스(豊洲)까지 이어지는, 짧고도 긴 여정이었다.

 

 

발걸음은 카치도키(勝どき)와 하루미(晴海)를 지나, 하루미 대교(晴海大橋)에 이르렀다. 다리 아래 넓게 펼쳐진 토요스・하루미간 수역(豊洲・晴海間水域) 위를 걷고 있으면,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인상을 받았다. 분명 나에게 있어, 토요스가 그만큼 낯선 공간이어서는 아닐 것이었다. 머지 않아 경험하게 될 비일상에 대한 기대감이 마음 한켠에서 차오르고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토요스를 찾는 목적이 항상 일관될 수는 없을 테니까.

 

 

길게 뻗어있는 아치의 중간을 넘어서자, 멀리 토요스의 전경이 본격적으로 눈 앞에 펼쳐졌다. 수도고속도로 10호 하루미선(首都高速10号晴海線)의 끝에 보이는 거대한 텝코 토요스 빌딩(テプコ豊洲ビル), 그리고 그 옆을 교차하듯 지나가는 유리카모메(ゆりかもめ)의 고가 외에도, 크고 작은 고층 빌딩들이 늘어서 있지만, 그 모습은 번잡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대교를 지나가는 차량 수도 많지 않을 뿐더러,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도 많지 않았다. 동쪽의 토요스 에리어(豊洲エリア) 의 번잡함과는 다른 토요스 6쵸메(豊洲六丁目)의 풍경은 그런 것이었고, 가까이 다가가도 인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다리의 끝에 가까워질 무렵, 도로 건너편을 보았다. 얼핏 보면 평범해 보이는 외관, 상대적으로 가까이 있어서 크게 보일 뿐, 주변의 빌딩에 비하면 키도 낮은 건물. 각종 이벤트로 친숙한 토요스 PIT(豊洲PIT)이다. 이 곳에서 러브라이브 신 프로젝트의 첫 이벤트가 열린다고 생각하니, 마음은 더욱 고조되었다.

 

 

하루미 대교를 건너 토요스에 이르자, 멀리 신토요스역(新豊洲駅)이 보였다. 토요스 PIT에서는 가장 가까운 역이기에, 유리카모메를 이용하였다면, 다리를 두 번씩이나 건너는 경험은 하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지만, 도착역이 가깝다고 하여 마냥 편하다고는 할 수 없었기에, 이번에는 구태여 이용하지 않았다. 

 

 

토요스 PIT은 굵직한 이벤트가 빈번히 열림에도 불구하고 최대수용인원이 500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의 공연장이다. 다만 이번 이벤트는 갓 활동을 시작한 하스노소라 여학원 스쿨 아이돌 클럽의 데뷔 미니 엘범 발매 기념 이벤트로서, 라이브만이 아니라, 토크파트도 혼재된 구성이었고, 정식 넘버링 이벤트도 아닌 데다가 공개된 음원도 많지 않았기에, 첫 이벤트로는 적절한 장소라는 감상이 있었다. 그래서 여타 러브라이브! 시리즈의 라이브와는 다르게, 다소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를 하게 되었는데, 공연일이 휴일도 아닌 평일이기도 해서 굿즈 구매에도 큰 어려움은 없으리라 생각이 되었다. 그러나 회장 앞에 이르자, 러브라이브! 시리즈의 영향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는데, 나름대로 서둘러 도착하였다고 생각하였음에도, 회장 입구에는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아무리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이벤트가 아니라지만 이정도의 화력은 예상 외였다. 그러나 인지는 해야 했다. 로컬 아이돌이 아닌 전국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프로젝트의 첫 공연을 위해 모이는 인원은 결코 적을 수가 없음을.

 

 

다만 어쨌거나 이벤트 자체의 규모는 작은 편이었기에, 굿즈는 비교적 단순한 구성이었다. 티셔츠야 당연히 있었지만 넘버링 이벤트에서는 으레 보일 법한 타올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뱃지와 실, 그리고 타페스트리와 토트백이 리스트에 올라 있었다. 창구 앞에서는 샘플도 전시되고 있었는데, 디자인도 마음에 들어서 구성과는 상관없이 굿즈 자체는 매력적이었고, 희소 가치도 충분했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굿즈 판매가 개시되었다. 생각보다 줄은 쉽게 줄어들었고, 체감상 매대에 이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비록 많은 인원들이 먼저 줄을 서 있기는 하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재고에 마음 졸일 일도 없이 편하게 구매를 마쳤다. 굿즈를 챙겨 나온 이후로도 멀찌감치 떨어져서 회장을 바라보니 비로소 이벤트가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어떤 퍼포먼스가 기다리고 있을지, 차오르는 기대감을 뒤로 하고, 공연 시작 전까지 잠시 시간을 보낼 곳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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