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서부의 가을 명소 1 - 하치오지 타카오산 (야쿠오인을 거쳐 정상으로)

2021. 12. 17. 20:00일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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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해 가을이 다가오면 단풍이 무르익는 시기에 맞추어, 수 많은 행락객들이 타카오산을 찾고, 그 모습은 여러 미디어에서 소개가 된다. 그 만큼 타카오산은 수도권 단풍 관광의 정석이자 척도라고도 할 수 있다. 도쿄 도심부에서 접근성도 좋고, 일대에는 단풍 이외에도 여러 볼거리가 많으며, 편의시설도 충실하게 갖추어져 있기에, 특정 계절 뿐만이 아니라 꾸준히 도쿄 서부의 유명 관광지로서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타카오산 관광의 출발점이 되는 게이오전철 타카오선의 타카오산구치역은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로 붐빈다. 각자의 목적에 맞게 채비를 한 수 많은 사람들은 승강장에도, 개찰에도, 역전 광장에도 퍼져 있다. 역 앞을 집합 장소로 둔 사람들은 다른 일행을 기다리고, 등산로를 확인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한켠에 위치한 안내판앞에 서 있다. 그러다가 결국은 역 앞에 나 있는 모미지도오리(紅葉通り)를 따라 등산로의 입구로 향하는 것이다.

 

 

타카오등산전철(高尾登山電鉄)의 키요타키역(清滝駅)가 보이는 시점에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산 중턱에 있는 타카오산야쿠오인(高尾山薬王院)으로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강삭철도의 역으로, 측면에 별도의 산로가 나 있음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타카오산이 크게 험한 산이 아님에도, 야쿠오인까지의 길은 결코 만만하지 않기에, 케이블카의 이용은 등산의 수고를 덜어주어 다양한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절경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대신, 굽이진 산로를 경험하고자 한다면, 측면에 나 있는 1번 산로를 따라가면 된다. 볕이 들지 않은 울창한 숲을 따라 이어지는 산로로, 야쿠오인을 지나 정상까지 이어지는 메인 루트이나, 적어도 케이블카역까지의 구간에는 확연히 적은 수의 사람들만이 보인다.

 

 

울창한 숲을 지나 케이블카의 타카오산역(高尾山駅) 인근에 이르게 되면 어느 정도 고비는 넘긴 셈이다. 힘든 길을 올라왔다면, 이 즈음에서 숨을 고를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역 옆에는 역시 타카오등산전철에서 운영하는 기념품 매장인 타카오산 스미카(高尾山スミカ)가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곳에서 판매되는 삼복 경단(三福だんご)을 구입해, 맞은 편의 전망대에서 도쿄 일대는 물론 쇼난의 바다까지 트여 있는 원경을 조망한다. 의자의 수는 정해져 있으니, 여의치 않으면 서서 경단과 경치를 음미하면 된다.

 

 

타카오산 역을 지나 조금 떨어진 곳에 위차한 야쿠오인의 정심문(浄心門)을 지나면 야쿠오인으로 들어서게 된다. 정심문 앞은 정상 인근에서 갈라지는 4번 루트의 합류지점이기도 하며, 1번 루트만이 야쿠오인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등산로이기에 대부분 정심문을 통과한다. 양옆으로 늘어서 있는 빨간 등롱은 산문까지 이어져 있으며, 아래에는 기신(寄進) 게이오전철(京王電鉄)라 쓰여 있어, 케이오전철과 타카오산과의 연관성을 엿볼 수 있다.

 

 

도중에 길이 갈라져 있으나 어디를 가건, 결국에는 산문 앞에 이르게 된다. 산문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야쿠오인의 경내에 들어서게 된다. 타카오산에 오르더라도 야쿠오인까지를 목적지로 삼는 사람들도 다수 있을 것이나, 그렇지 않더라도, 등산로가 경내를 통과하고 있어, 1번 루트를 선택한 이상은 필연적으로 야쿠오인을 둘러 보게 된다.

 

 

인왕문을 지나 다이혼도(大本堂)와 이즈나곤겐도(飯縄権現堂)로 길은 이어진다. 본사(本社) 뒷편의 단풍에 빛이 반사되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멀리서 바라보는 다양한 색으로 물든 산과는 다른, 빛이 선사하는 화려함을 감상하며 다시 울창한 숲속으로 들어서면 머지 않아 오쿠노인(奥之院)이 보이고, 측면에 나 있는 길을 따라가면 정상의 바로 앞까지 이르게 된다.

 

 

야쿠오인을 지나 정상에 이르는 길은, 아마 케이블카 타카오산역에서 야쿠오인까지의 거리보다 더 짧게 느껴진다. 경사도 완만한 편이다. 산 아래 케이블카역 인근에서 시작한 1번 코스의 끝,  600미처도 채 되지 않는 타카오산의 정상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등산로의 종주를 매듭을 목적으로 삼지 않더라도, 가장 높은 곳에서 여흥을 풀고자 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정상에 오르지만, 그마저도 마스크를 써야만 들어설 수 있는 아쉬운 시기는 아쉽다. 하지만, 그 곳에서 볼 수 있는 원경이 걸음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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