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서부의 가을 명소 1 - 하치오지 타카오산 (정상, 그리고 하산까지)

 

타카오산은 산 아래보다도 더한 혼잡도를 보이고 있었다. 제법 넓은 공간이 확보되어 있는 만큼 단체로 온 행락객들은 그늘 아래 돗자리를 펴고 식사를 하기도 하며, 술파티를 벌이기도 한다. 이에 단체사진을 찍거나 주변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대에서 귀중한 풍경들을 눈에 담는 사람들이 더해지니 북적거릴 수 밖에 없다. 정상에는 비지터 센터와 더불어 식당도 있으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산 아래에서 음식을 준비해 오기 때문에 한참 사람들로 붐비는 시간에도 자리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인파를 뚫고 1호 루트의 반대방향에 위치해 있는 타카오산 오오미하루다이(大見晴台)로 자리를 옮기면 멀리 눈이 내려앉은 후지산을 감상할 수 있다. 앞의 산들은 다 화려한 색으로 꾸미고 있으나 후지산 만큼은 고고하게 하얀 산정부를 드러내고 있다.

 

 

내려갈 때는 4호 루트에서 타카오산의 다른 모습을 감상하기로 한다. 등산로를 알리는 현수막에는 미끄러지기 쉬운 산도라고 적혀 있다. 도입하게 되면 계단도 많고, 그만큼 경사도 있다. 하산시에는 특히 조심해야 하는 길이다. 좁은 길에, 낙엽이 떨어져 있으니, 미끄러지게 된다면 안전을 보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1호 루트에 비하여 오가는 사람들이 적어 다소 조용한 분위기를 갖고 있기도 하다.

 

 

4번 루트는 야쿠오인의 심정문 앞에서 1번 산로와 합류하게 되며, 그 이후로는 다시 등산시와 같은 길을 따라 내려가게 되나, 내려가는 길은 다른 루트를 이용하고자, 케이블카역으로 향했다. 성수기는 어쩔 수 없었는지 임시운행까지 하면서도 행렬은 계속 이어졌다. 정원이 차면 바로 출발하는 식으로, 탑승객의 정체를 일시적으로나마 줄이고자 하는 것이나, 본래는 15분 간격으로 운행이 되니, 이마저도 배차가 뜸하다고는 할 수 없다.

 

 

키요타키역에 내려, 오전에 비해서는 다소 인적이 뜸해져, 제법 차분해진 역 앞 광장을 지나, 오모테산도(表参道)를 따라 코슈카이도(甲州街道)로 나간다. 결국은 타카오산구치역(高尾山口駅)으로 돌아갈 테니 우회로가 되겠지만, 걸음을 재촉할 필요 대신, 길을 따라 들어선 상점들과 그리고 코슈카이도를 따라 흐르는 안나이가와(案内川)를 따라 여운을 느끼며, 비로소 타카오산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