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리베츠온천 다이이치타키모토칸(登別温泉 第一滝本館)에서 즐기는 초호화 카이세키(会席)

2022. 3. 5. 21:00일본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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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리베츠 온천가 북쪽, 지고쿠다니에서 가장 가까이 붙어 있는 대형 료칸인 다이이치타케모토칸(第一滝本館). 이 날 예약한 플랜은 석식으로 카이세키가 포함되어 있었고, 그 중에서도 제법 높은 가격대로 선택을 했다. 료칸의 플랜을 나누는 기준은 대부분 식사에 따라 나뉜다. 분명 료칸에 온 이상은 온천욕도 중요하겠지만, 관광을 하러 온 이상은 가능하면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는 편이 좋고, 좋은 식사로 좋은 시간을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래서 이번에 택한 플랜에서 제공되는 카이세키인 타키모토칸 고젠(滝本御膳)을 맛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석식은 별도의 식당에서 갖게 되었다. 플랜에 따라서는 객실에서 식사를 할 수도 있지만 다소의 번거로움을 감수하더라도 식당까지 발걸음을 하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해서였다. 입구에서 안내를 받아 들어간 개인실에는 미리 식전주가 세팅이 되어 있다. 착석을 하고, 요리를 준비하기 전에 미리 술을 주문하면 식사는 시작된다.

 

 

주문을 받은 직원이 돌아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요리가 들어온다. 기본적인 전채(前菜) 및 무코즈케(向付), 그리고 여타의 다른 요리들이 눈앞에 놓인다.

 

 

무코즈케는 대단히 특별한 재료가 나오지는 않았다.  여타의 요리들과 마찬가지로 무코즈케도 계절별로 나뉘고 그 종류의 수에도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 특정 계절에만 맛볼 수 있지는 않을 터, 그러나 사시사철을 찾을 것이 아니라면, 언제 맛을 보아도 만족할 만한 재료로도 충분하다. 한 켠에 놓인 관자는 나름대로 포인트가 아니었을지. 다른 요리들의 간에 방해를 받지 않게 오롯이 한 점씩 맛을 즐기고픈 생각에 빠져버린다.

 

 

사시미가 나왔으니 빠질 수 없는 것, 바로 술이다. 앞서 식전주로 우메슈가 제공되었지만, 식중주로 즐길 술을 대체할 수는 없으리라. 마침 본관에서는 단품 외에도 세 종류의 일본주를 비교 시음할 수 있는 세트(飲み比べセット)를 별도로 판매 중에 있었다. 당연히 종류는 직접 지정. 플랜 중에는 일본주 시음 세트가 포함되어 있는 플랜도 있으나, 타지역에서도 맛볼 수 있는 술들이었기에, 홋카이도까지 온 이상은 홋카이도의 치자케(地酒)를 마시고 싶었다. 물론 홋카이도의 일본주만을 취급하지는 않고, 타 지역의 일본주도 선택할 수 있으니 취향에 맞게 택하면 된다. 고른 술은 좌측부터 마시케쵸(増毛町)에 위치한 쿠니마레주조(国稀酒造)의 오니코로시(鬼ころし), 아사히카와시(旭川市)에 위치한 오토코야마 주식회사(男山株式会社公式)의 오토코야마 키모토준마이(男山 生酛純米), 그리고 쿳챤쵸(倶知安町)에 위치한 니세코주조(二世古酒造)의 니세코 준마이(二世古純米酒).

 

 

살이 잘 오른 고등어 조림은 훌륭한 술안주였다. 홋카이도 서부 쿠시로(釧路) 앞바다에서 잡힌 고등어를 사용하여, 적당히 간장으로 간을 해서 진하지 않으면서도, 비리지 않으면서 담백한 맛이 살아있었다. 카이세키에서 어떤 식으로건 맛을 보게 되는 것이 조림이라면, 제법 훌륭한 축에 속하지 않겠는가.

 

 

카이세키에 스테이크라고 하면 다소 특이한 감이 있기는 하다. 일본 전통식과는 분명 이질적일테니까. 하지만 이 또한 홋카이도의 미식에 속한다. 낙농업으로 유명한 북해도 서부의 토카치(十勝) 지방의 소인 토카치규(十勝牛)를 사용한 스테이크다. 미디움에 가깝게 익혀, 부드러움은 더 설명할 필요도 없고, 산미가 묻어나는 소스와 같이 먹어도 맛있지만 기름기가 적당히 있어서 고기 자체의 맛을 즐겨도 좋다. 옆의 감자 샐러드도 스테이크와 마찬가지로 홋카이도산 감자를 사용하였다. 본래 료칸의 카이세키란 가능한 한 재료를 인근 지역에서 조달한다. 먼 길을 찾아온 손님들은 그 지역에서 나는 재료를 맛보고 싶어한다면 역시 흔하게 식탁에 오르는 재료일지라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그렇게 살짝 익힌 토마토와 호박을 곁들여 먹으면 그 자체로도 만족스러운 요리가 된다.

 

 

그리고 이번 식사의 꽃이라고 보아도 좋을 털게. 포지션으로는 스노모노(酢の物)에 해당된다. 누가 말했던가. 홋카이도에 가면 꼭 맛보아야 할 진미 중에 털게가 있다고. 그 털게를 부위 가리지 않고 골고루 맛보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기쁨일 것이다. 사이즈가 대게 등에 비하면 다소 작은 사이즈라 살이 많지는 않았지만 

한국이었다면, 게를 먹는 데도 딱지까지 먹을 때는 밥이 빠질 수는 없었겠지만, 식초의 일종인 토사식초(土佐酢)로 풍미를 한 층 더한 털게의 맛은 지나치게 짜지도 않으면서도 본연의 맛이 살아 있어, 식사류가 생각이 나지 않을 만큼 좋았다.

 

 

그래도 마무리로는 쌀을 먹어야 할 터인데, 식사로는 스시가 나왔다. 연어알(いくら)와 숭어알을 염장하여 건조한 카라스미(カラスミ)가 위에 올려져 있다. 보통은 흰 쌀밥이 일반적으로 제공이 되나, 식사보다도 마무리의 의미에 가깝기에, 그 전까지 여러 음식을 맛본 터라 더부룩해지기 쉬운 차에 부담없이 먹을 수 있어, 특이한 감이 있으면서도, 이 또한 배려라고 느꼈다.

 

 

그리고 디저트로는 사과무스 타르트를 썼다. 익은 사과와 청사과를 같이 쓴. 시큼하지는 않았고, 달달하게 먹을 수 있는 부담없는 디저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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