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16. 19:00ㆍ일본문화
모처럼의 런치를 위해 찾은 오다이바의 상업 시설 '아쿠아 시티 오다이바(アクアシティお台場)'. 이 날은 오랜 장마 끝에 모습을 드러낸 푸른 하늘 아래, 따가운 햇빛이 내리쬐는, 전형적인 도쿄의 여름 날씨가 이어지고 있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까지 올라갔지만, 이번 목적지가 서쪽 끝에 위치하고 있어서, 히가시야시오(東八潮) 방면으로 돌아가야 한다. 건물 반대편에도 계단이 있고 에스컬레이터가 있으니 지상에서 이동하겠다면 어느 쪽으로 이동하건 상관은 없다.
그리고 힐튼 도쿄 오다이바(ヒルトン東京お台場)가 보이는 웨스턴프롬나드(ウエストフロムナード)에 이르러 위를 올려다 보면, 3층에 목적지인 쿠아 아이나 아쿠아시티 도쿄점(KUA`AINA アクアシティお台場店)이 보인다. 아무래도 한창 점심시간에 도착하게 되면 웨이팅이 길어질 것 같아서, 조금 일찍 도착을 했는데, 바깥에서 기다려야 하지는 않을까 싶어 우려했지만, 정면 출입구에는 줄이 없었다.
하지만 매장 내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결국 직원의 안내대로 건물 안쪽으로 이어진 줄을 따라 매장 바깥까지 나가서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그나마 일찍 도착해서 이 정도지, 조금만 늦었다면 더욱 긴 웨이팅 시간을 감수해야 했을 것이었다.
쿠아 아이나는 하와이에서 개업한 패스트푸드 체인인데, 정작 본고장인 하와이에는 1점포만 운영 중이고, 세계 각지에 분점을 두고는 있지만, 압도적으로 일본이 지점 수가 많아서, 도쿄에서도 굳이 오다이바까지 걸음을 옮길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이 수고를 감수한 이유는 다이버 시티 도쿄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기간한정 메뉴를 맛보기 위해서이다. '러브 라이브! 니지가사키 학원 스쿨 아이돌 동호회'와의 콜라보 메뉴로, 작중 미국인 멤버인 미아 테일러가 프로듀스했다고 하는 트리플 치즈 베이컨 버거를 6월 4일부터 8월 31일까지 판매 중에 있는데, 특전으로 포스트카드를 받을 수 있다.
매장이 나름대로 좌석이 있어서, 카운터까지 나아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는데, 앞팀도 뒷팀도, 그리고 그 이후로도 죄다 같은 메뉴만 주문하더라. 굳이 러브라이브 콜라보가 아니어도 충분히 매력있는 메뉴이기는 한데, 다들 무슨 생각으로 주문을 했을까 하면, 사람 생각이라는 것이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았다.
주문이 끝나도 여느 패스트푸드 체인과 다르게, 곧장 버거를 받을 수 있지는 않아서, 음료와 특전으로 받은 포스트카드를 트레이에 받아서, 직원의 안내를 받아 좌석에서 메뉴가 나오기를 기다린다. 대기번호가 있기 때문에, 순서가 되면 직원이 서빙을 해 주기 때문에 다시 카운터로 갈 필요가 없어서, 동선상으로도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어디서는 마실 수 있는 탄산음료 대신에 매장 바깥에서도 선전 중이었던 하와이안 치아 소다를 주문했는데, 진한 맛이 버거와 같이 먹기에 적합했다.
음료로 목을 축이면서 창밖에 비치는 다이바의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한동안 구름에 가리워져 있던 하늘이 오랫만에 푸른 빛을 드러낸 날이었기에, 덥고 습한 오다이바의 공기 대신, 햇빛을 피해 쾌적한 환경에서 탁 트인 경치를 감상하고 있으면, 자연히 마음이 누그러든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대망의 햄버거와 감자튀김 등장. 본래는 치즈와 패티, 그리고 그리고 베이컨이 올려진 하부와, 토마토와 양상추가 올려진 상부가 감자튀김을 사이에 두고 따로 플레이팅이 되어 나오기에, 알아서 둘을 포개어서 먹으면 된다. 볼륨감 있는 크기에, 꽉찬 육즙과 싱싱한 채소가 잘 어우러진 맛이었다. 패티도 두껍고 베이컨까지 올려서 나오니 제법 헤비할 것 같았지만, 마지막까지 전혀 물리지 않았다. 이런 메뉴를 기간한정으로만 두기에는 아깝지 않을까. 오다이바가 니지가쿠의 성지로 오랫동안 남아 있는 동안, 기간 종료 후에도 다시 한 번 맛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다면 좋겠다.
미아 테일러를 포함한 세 멤버가 새로이 합류하게 된 러브 라이브! 니지가사키 학원 스쿨 아이돌 동호회 애니메이션 2기의 오프닝에도 잠시 모습을 비추었던 매장 정면의 모습은 특전으로 받은 포스트 카드와 비교를 하는 재미도 있다. 애니메이션과 함께, 새로이 성지로 조명을 받게 된 이상은 오다이바를 찾는 많은 러브라이버들이 다녀갈 것이니, 콜라보 기간이 끝나더라도 마냥 아쉬워할 일은 아닐 것이었다. 웨이팅에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지만.
'일본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슈젠지온천(修善寺温泉)의 관문, 슈젠지역(修善寺駅)에서 만날 수 있는 온센무스메(温泉むすめ), 슈젠지 토코(修善寺透子) (0) | 2023.09.17 |
---|---|
일본 유수의 유황온천 노보리베츠온천의 역사와 함께한 유서깊은 료칸, 노보리베츠온천 다이이치타키모토칸 (登別温泉 第一滝本館) (1) | 2022.03.06 |
노보리베츠온천 다이이치타키모토칸(登別温泉 第一滝本館)에서 즐기는 초호화 카이세키(会席) (1) | 2022.03.05 |
슈젠지(修禅寺) - 12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미나모토 쇼군가의 비극이 담긴 이즈의 고찰. (0) | 2022.01.29 |
유자와마치의 스키장에서 설경을 감상하다, 유자와코겐 스키장(湯沢高原スキー場) (0) | 2022.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