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젠지(修禅寺) - 12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미나모토 쇼군가의 비극이 담긴 이즈의 고찰.

2022. 1. 29. 19:00일본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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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젠지가 위치한 시즈오카현(静岡県) 이즈시(伊豆市) 옛 슈젠지마치(修善寺町) 일대는 온천으로 잘 알려져 있다. 슈젠지온천(修善寺温泉)의 명칭도 슈젠지에서 유래하였으나, 엄밀하게는 서로 다른 명칭을 쓴다. 사찰인 슈젠지는(修禅寺) 라고 쓰고, 온천명에 붙는 슈젠지는(修善寺)를 쓴다. 후자는 온천 이외에도 지명에 쓰여, 옛 지명인 슈젠지마치를 포함, 인근 이즈하코네철도 슨즈선의 슈젠지역(修善寺駅)에도 선(禅)이 아닌 선(善)이 들어간 지명에 근거한 역명을 쓰고 있다.

 

지금의 슈젠지는 온천가 한가운데 자리잡은 작은 사찰이나, 창건한 지는 1200년이 지난 고찰이다. 창건 당시에도 근방에 밀교 관련 시설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와 밀접하게, 슈젠지 또한 초기에는 진언종(真言宗)에 속해 있었다. 이후 임제종(臨済宗)을 거쳐, 무로마치 막부 시기 화재로 전소한 절을 재건하면서 조동종(曹洞宗)의 사찰이 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러모로 가마쿠라 막부와 연관이 깊은 곳으로 절 자체는 가마쿠라 막부 시기의 고승이자 구카이(空海)로도 알려져 있는 코보 대사(弘法大師)가 창건하였으며, 그 이후에는 가마쿠라 막부의 2대 쇼군이자 요리토모의 아들인 미나모토노 요리이에(源頼家)가 유폐된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이전에는 그의 숙부인 미나모토노 노리요리도 유폐된 바 있다. 미나모토노 요리이에(源範頼)는 외척인 호죠 씨에게 실권을 장악당하고 슈젠지에 유폐된 뒤에 죽음을 맞게 되는데, 지금도 슈젠지 경내는 물론 인근에 미나모토노 요리이에 관련 사적이 산재되어 있다.

 

 

계단을 올라 산문을 통과하면 바로 정문에 본당이 보인다. 슈젠지는 에도시대 말기 다시 한 번 화마에 휘말리게 되는데, 지금의 본당도 그 이후인 메이지 시대에 재건되었다. 정면의 판액은 사가의 7현인 중 한 사람이자 정한론자인 정치가 소에지마 타네오미(副島種臣)가 썼다고 한다.

 

 

본당 옆에는 사무소(寺務所)가 있고, 에바(絵馬)나 부적 등을 살 수 있다. 맞은편의 건물은 보물전(宝物殿)이라고 하며, 슈젠지와 관련된 각종 유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입장료는 300엔.

 

 

본당을 바라보고 좌측에는 종루당(鐘楼堂)이 자리해 있다. 2차대전 이후에 복원된 것으로, 종이 울린다면, 경내는 물론이고, 온천가에까지 멀리 퍼질 것이다.

 

 

그 반대쪽에는 참배 전 손을 씼는 미즈야가 있다. 다른 사찰과 차별되는 점이 있다면 무려 온천수가 나온다. 추운 날에 슈젠지를 찾게 되면, 참배 전에 손을 녹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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