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북상 직전 누마즈 우치우라 여행 토사와야료칸(内浦三津)&아와시마 마린 파크(あわしまマリンパーク) 편

2022. 10. 4. 07:00일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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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가 떨어지는 나가하마(内浦長浜)의 해안가를 따라 미토(内浦三津)로 왔다. 여전히 태풍은 북상 중에 있었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동하는 동안 비가 더 거세지지 않아서 내심 다행으로 여겼다. 좋지 않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미토 시 파라다이스(三津シーパラダイス)에는 심심찮게 차량이 드나들었고, 때마침 도착한 한 무리의 관광객들이 줄을 지어 입장하고 있었다. 관람하기 좋은 날이 맑은 날씨에 한정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실내 수족관도 볼거리가 많고, 야외 관람시에도 하절기에는 맑은 날씨가 역으로 지장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날은 이야기가 달랐다. 단지 비가 잠시 소강세를 보였다고 해서, 영업에 지장이 없을 수는 없었으니까. 실제로, 이 날은 태풍의 북상으로 인해 일부 이벤트가 중지가 되기도 했다.  

 

 

미토 시 파라다이스(三津シーパラダイス)가 목적지가 아니었기에, 발걸음은 쇼토칸(松濤館) 앞을 지나, 미토해수욕장(三津海水浴場) 앞에서 멈추었다. 하늘은 변함없이 어둠을 드리우고 있는데, 때마침 잠시 비가 그쳐 우산을 접을 수 있었다. 넓지 않은 해변가에는 적지 않은 인원이 서성이고 있었다. 이 날의 이벤트를 기다리고 있다면, 분명 그들도 오래 머물지는 못할 것이었다. 모래사장으로 내려가면, 자연스레 시선은 바다를 향했다. 나가하마와는 다르게 선착장을 낀 시게데라(重寺)와 아와시마(淡島)가 보였다.

 

 

우치우라에서도 성지순례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미토이지만, 이 날은 오래 머무를 분명한 이유는 없었다. 단 한 곳, 미토 우체국 옆에 위치한 토사와야료칸(とさわや旅館)이 이 날 미토를 찾은 결정적인 이유였다. 단 식사를 위해서는 아니고, 숙박은 더더욱 아니었다.

 

 

대형 수조가 앞을 차지하고 있는 식당 입구 옆, 2층의 객실로 향하는 로비, 한 면을 가득 체운 수많은 요시코 굿즈 앞의 입구에는 여느 때처럼 스탬프랠리용 스탬프가 비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우측에 비치된 스탬프가 토사와야료칸을 찾은 이유였다. 나가하마에서의 긴 거리에 비하면 토사와야에서 보낸 시간은 찰나와도 같았고, 안내소처럼 굿즈들을 둘러 볼 여유도 없었고, 무엇보다, 다음 목적지를 향한 더 혹독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치우라를 떠나기 전 마지막 목적지는 시게데라에 있었다. 도보로 이동하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어서, 시간을 정밀하게 써야 하는 여정이었지만, 그보다도 이동 중에는 비가 더 강해지지는 않기만을 바랬는데, 도중 코우미(内浦小海)에서 잠시 쉬려던 찰나에 비가 갑자기 억수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주위는 빗소리에 묻히어, 오가는 사람들도 없는 버스 정류장에서, 사실상 발이 묶여있다시피 하였다. 억지로 걸음을 재촉할 수도 있겠지만, 우산으로는 온전히 비를 막을 수 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그 정도가 약해지기를 기다릴 필요가 있었다.

 

 

늦은 오후가 되어 이케스야(内浦漁協直営 いけすや)도 문을 닫아서, 주변에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언제까지고 하염없이 머무를 수는 없는 상황이었고, 버스를 기다리기에도 시간이 맞지 않아, 비가 처음의 기세를 다하자마자, 지체 없이 걸음을 재촉하였다.

 

 

코우미를 지나서 시게데라에 이르는 동안, 비는 조금씩 그 위세가 잦아들고 있었지만, 인적이 드문 해안도로를 따라, 아와시마 마린 파크(あわしまマリンパーク)에 이르렀을 때는 사지가 젖어 있었다. 비스듬하게 내리는 빗방울을 온전히 막아낼 수는 없었던 탓이었다. 그럼에도 우선은, 입구를 보면서 안도감이 들었다. 우치우라에서의 일정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와시마 마린 파크까지 고생길을 마다하지 않은 이유도 앞선 미토의 토사와야료칸(とさわや旅館)과 동일하였다. 때문에 섬까지 이동해서 관광을 즐길 여유도 없었다. 그저 매표소 한켠에 마련된 스탬프를 찍고 나면, 그 이후로는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나가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정이었다.

 

 

한편으로는 조금 더 오랫동안 머물고도 싶었다. 우치우라를 떠나기 전, 잠시 재정비의 시간을 갖고도 싶었다. 도보로 이동하는 여정은 아무리 발걸음이 가벼워도 간단하지가 않다. 하지만, 버스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아와시마에 갈 예정이 없는 한, 버스를 놓치게 될 시에는 수십여 분간 발이 묶여있을 것을 생각하면 그저 매표소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인 시간활용이었다. 빗속을 뚫고, 서둘러 버스정류장 앞으로 향했다.

 

 

정류장에 이르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가 도착했다. 그러니까, 단 몇 분 정도 늑장을 부렸다가는 눈 앞에서 버스를 보내야 하였을 것이었다. 이를 헤아리는지 모르게, 버스는 천천히 해안도로를 따라, 우치우라를 빠져나갔다.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타이밍 맞게 버스를 탄 데 대한 안도감에 이내 묻혀버렸고, 앞으로의 일정에 대한 생각에, 이내 머릿속은 평정심을 되찾았다. 다시 찾을 날이 있다면, 적어도 태풍은 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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