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덮힌 길을 따라 삿포로 가든 파크(サッポロガーデンパーク)를 향해 걷다.

2023. 2. 6. 00:00일본여행

반응형

 

젠카이노

 

폭설이 온 날 홋카이도 신치토세 공항(新千歳空港)에서 겪은 일

하네다 공항 1터미널에 도착했을 때의 첫인상은 여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다만 나 혼자만이 이 곳에서 대단히 지쳐 있다고 느꼈지만, 이는 대단한 착각일 뿐이다. 공항에서는 항공편

zuhausekotan.tistory.com

 

 

삿포로에서 노보리베츠까지 가는 길 - 폭설은 그쳤지만 가는 길은 험난했다

삿포로에서 노보리베츠로 가기로 한 날, 하늘은 폭설 때문에 공항에 발이 묶여 있어야 했던 전날의 폭설이 무색하게 다시 눈을 뿌렸으나 해가 뜨면서 이내 맑은 하늘을 드러내었다. 종일토록 멈

zuhausekotan.tistory.com

 

 

노보리베츠온천 타키모토칸에서 보낸 짧았지만 꿈같던 시간, 그리고 다시 삿포로로

폭설이 온 날 홋카이도 신치토세 공항(新千歳空港)에서 겪은 일 하네다 공항 1터미널에 도착했을 때의 첫인상은 여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다만 나 혼자만이 이 곳에서 대단히 지쳐 있

zuhausekotan.tistory.com

 

곡절 끝에 노보리베츠에서 본의 아니게 삿포로로 돌아오게 되었지만, 폭설로 인한 교통의 마비로, 더 이상 예정된 일정을 소화할 수가 없게 되어, 다시 새로운 여정을 생각해야 했다. 면적만큼이나 관광지도 많은 삿포로에서, 경우의 수는 결코 적지 않았지만, 고민은 오래 가지 않았다. 삿포로에 온 이상 한번쯤은 가 봄직한, 삿포로 역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삿포로의 명소 삿포로 가든 파크.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어느 정도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분명 삿포로에서의 시간을 아쉬움 없이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호텔을 나와, 삿포로 역 남쪽의 대로에서, 다시 여정을 시작했다. 높이 솟은 빌딩들 사이로, 멀리 시계탑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삿포로시를 남북으로 가르는 이 대로는 시가지의 다른 길보다도 유독 폭이 넒은데, 도로 가운데를 소세이가와(創成川)라는, 이시카리가와(石狩川) 수계에 속한 하천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두꺼운 눈으로 덮힌 강 옆으로, 비교적 완연히 제설이 되어 대조를 이루는, 검은 아스팔트 위를 차량들은 관광객들에는 무심하다는 듯이 달릴 뿐이다. 관광객들이 주로 몰리는 남쪽의 오오도오리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이 일대는 대형 호텔들이 주로 들어서 있어, 고요하면서도 활기가 있는 삿포로의 일면을 느낄 수 있다.

 

 

도시에 대한 감상을 뒤로 하고, 목적지를 향하여 넓은 나선형 계단을 올라 육교를 건넌다. 건너편에 들어선 주상복합맨션의 베란다가 뚜렷이 보인다. 주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임대주택이라고 하는데, 역에서 멀지 않기에 좋은 입지임에는 분명하지만, 바깥의 시선에, 너무나도 쉽게 노출되는 육교 가까이의 집은 프라이버시에는 다소 취약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눈을 뿌릴 듯한 하늘 아래, 삿포로는 이미 폭설로 인해 한참동안 쌓인 눈으로, 도시 곳곳이 덮여 있었다. 차도는 대부분 제설이 되어 있었지만 인도까지는 감당할 여력이 되지 못한 탓이다. 차도에서 밀려난 눈은 인도와의 경계에 쌓이면서, 길고 긴 눈의 담길을 만들었고 보행자들에게는 성인 한 명이 지나갈 수 있는, 그조차도 두꺼운 눈으로 덮인 좁은 구간만이 허락이 되었다. 방심하고 멋대로 걸음을 옮겼다간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것은 문제도 아니지만, 필요 이상으로 들뜰 필요도 없고, 무리하게 서두를 이유도 없었다. 조용히 눈길을 걷는 여유를 만끽하는 것이 중요했다.

 

 

시가지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인적은 드물어지고, 제설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겨울이 되면 수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는 눈이지만, 이 곳의 삶에서 눈은 마냥 축복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 정도의 눈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라면 삿포로의 길은 좀처럼 보기 힘든 진풍경일 것이다. 그리고 그 길을 따라 이어나가는 여정도 층층이 쌓인 눈처럼 두고두고 회상할 추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역의 남쪽에서 동쪽으로 걸음을 옮기다 보면 한번쯤은 고가 선로를 지나가게 된다. 하코다테 본선(函館本線)과 치토세선(千歳線)이 나란히 달리는 고가 선로는 삿포로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나에보역(苗穂駅)까지 이어지는데, 나에보역은 지상역이고 옆에는 드넓은 JR화물(JR貨物)의 역이 자리하고 있다. 삿포로 맥주 박물관은 이 나에보 역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어서, 삿포로역에서 출발하고자 한다면 열차로도 이동이 가능하긴 하지만, 충분히 도보로 이동할 수 있을 만큼의 거리이기 때문에, 타 지역에서 직통으로 오지 않는다면 대중교통이 반드시 유리하다고는 할 수 없다.

 

 

고가선로를 건너, 다시 동쪽으로 걷다 보면 맥주 박물관에서 가장 가까운 키타8죠히가시8죠메(北8条東8丁目) 정류장에 이르게 된다. 높이 쌓인 눈은 버스 정류장이라고 예외는 없다. 인도 측은 그나마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기에 어느 정도 제설이라도 해 놓았지만, 버스 정류장 쪽은 쌓인 눈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어, 앞선 사람들이 다져 놓은 발자국을 따라 가지 않으면 그대로 눈에 발이 젖을 각오는 해 두어야 한다.

 

 

그리고 버스 정류장을 지나치면 바로 삿포로 맥주원과 삿포로 맥주 박물관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인다. 기대를 안고, 삿포로 가든 파크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카이노

 

 

삿포로 가든 파크 도착, 일본 근대사의 일면을 볼 수 있는 삿포로 맥주 박물관 관람

젠카이노 폭설이 온 날 홋카이도 신치토세 공항(新千歳空港)에서 겪은 일 하네다 공항 1터미널에 도착했을 때의 첫인상은 여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다만 나 혼자만이 이 곳에서 대단

zuhausekotan.tistory.com

 

 

 

삿포로 가든 파크(サッポロガーデンパーク)와 삿포로 맥주원(札幌ビール園) 관광, 그리고 잊지

젠카이노 폭설이 온 날 홋카이도 신치토세 공항(新千歳空港)에서 겪은 일 하네다 공항 1터미널에 도착했을 때의 첫인상은 여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다만 나 혼자만이 이 곳에서 대단

zuhausekotan.tistor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