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코네유모토역(箱根湯本駅) - 특이한 승강장을 가진 하코네 여행의 기점

2023. 1. 23. 00:00일본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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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 유수의 온천 여행지로 꼽히는 카나가와현(神奈川県)의 하코네마치(箱根町)는, 탁월한 관광 인프라로 인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당장에 검색 엔진에 하코네를 검색하면 일본 어느 온천지보다도 많은 정보가 검색될 것이고, 수많은 이들의 방문기가 뒤를 이을 것이다. 이는 준수한 수질의 유황천과 더불어, 곳곳에 산재한 크고 작은 료칸과 기념품 매장, 그리고 문화재를 포함한 다양한 볼거리 때문이기도 하겠으나, 교통편 또한 빠질 수가 없다. 타지역에서의 접근 뿐만 아니라 하코네마치 내에서의 이동 또한 용이하다. 이러한 교통 인프라에 있어, 하코네등산철도(箱根登山鉄道)는 철도 뿐만 아니라 케이블카와 로프웨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유람선 및 주변 버스노선과도 연계하고 있기에, 하코네 교통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코네등산철도의 운영노선 중 하나인 철도선(鉄道線)의 하코네유모토역(箱根湯本駅)은 하코네 일대의 교통에서 중심적인 위치에 있다. 자사의 차량 뿐만 아니라 오다큐전철(小田急電鉄)의 차량도 운행하고 있기에, 카나가와현 및 도쿄에서도 수월하게 접근이 가능하다. 그러나 하코네유모토역은 엄밀하게는 하코네등산철도와 오다큐전철의 경계는 아니다, 비록 하코네등산철도의 차량은 일반적으로 하코네유모토역에서 고라역(強羅駅)까지의 구간을 운행하지만, 철도선은 하코네유모토역에서 오다와라까지의 구간도 포함되어 있다. 오다큐전철의 본선이 오다와라까지만 이어져 있기에, 하코네유모토역까지의 구간은 오다큐전철의 차량이 하코네등산철도의 선로를 운행하게 된다.

 

 

이러한 운행형태는 오다큐전철보다도 먼저 철도선을 운영하고 있던 하코네등산전철이, 오다와라선의 개업으로 인하여 기존 하코네유모토역까지만 운영하던 노선을 오다와라까지 연장하여, 오다큐전철과의 접속을 시도한 역사적인 배경과 깊은 연관이 있기에, 하코네유모토역에서 오다와라역까지의 구간은 사실상 오다큐전철을 위한 구간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중간역이면서도 열차의 운행계통이 나뉘는 역이기에, 하코네유모토역은 승강장도 다른 역에서는 보기 힘든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다.

 

 

하코네유모토역의 승강장은 2면 4선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2,3번 승강장이 같은 면을 공유하는 섬식과 단식 승강장이 혼합된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1번과 2번선에는 오다큐전철의 차량이 정차하며, 하코네등산철도의 차량은 3번과 4번에 정차한다.

 

 

지금의 승강장 구조는 오다큐전철의 차량이 하코네유모토역에 입선하게 된 이래, 차량편성 및 운행형태의 변화에 따라 수 차례의 변화를 거쳐 형성되었다. 4번 승강장도 점진적인 승강장의 확장에 따라 신설되었고, 지금의 1번 승강장 옆에는 또 다른 두단식 승강장이 존재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폐지되었다.

 

 

국도 1호변에 위치한 1번선은 유일한 두단식 승강장으로 로망스카가 정차를 한다. 하코네유모토역에서는 가장 긴 승강장이기도 한데, 타 승강장은 로망스카가 정차할 수 있을 만큼 유효장이 길지 않기 때문이다. 하코네유모토까지 운행하는 로망스카는 따라서 1번선에 정차 뒤, 다시 단선 선로를 되돌아가게 된다.

 

 

1번선의 반대편에는 3번선이 있고, 건너편에는 4번 승강장이 있다. 1번선에 비하면 절반 정도 길이밖에 되지 않은 이들 승강장에는 주로 하코네등산철도의 열차가 정차를 한다. 3번선에서 고라역 방면 하행 열차가 운행하기 때문에, 별도로 선로를 건널 필요 없이 오다큐전철 차량으로의 환승이 가능하다.

 

 

4번선은 임시 승강장으로 평시에는 여객운행시에는 하차 전용 승강장으로 사용되거나, 이리우다 검차구로 향하는 열차 또한 이 곳을 사용한다. 과선교가 설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4번선에서 하차한 경우는 역 구내에 설치된 건널목을 건너가야 할 필요가 있는데, 4번선에서 정차한 열차는 고라역 방향으로 이동했다가 3번선으로 입선하기도 한다.

 

 

한편 2번선 승강장은 오다와라 방향의 승강장 폭이 좁아지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얼핏 보면 3번 승강장과 같은 선로를 공유하는 듯이 보이지만 오다큐전철의 차량은 3번선에 입선할 수 없다. 개설 당초에는 최대 6량까지 정차할 수 있었으나, 두 승강장 사이에 차막이가 설치된 이후로는 선로 용량이 더욱 작아져서 지금은 4량 편성만이 정차할 수 있다.

 

 

이렇게 승강장에 따른 정차위치의 엄격한 구분은 단순 별개의 회사여서가 아니라 두 회사의 선로 규격에 있다. 1435mm의 표준궤를 운행하는 하코네등산철도의 차량과 다르게, 오다큐의 차량은 1067mm의 케이프 궤간을 운행한다. 때문에 하코네등산철도 철도선의 하코네유모토 - 오다와라 구간은 오다큐의 선로와 동일한 궤간을 채용하고 있어, 하코네등산철도의 차량은 여객영업을 할 수가 없으나, 하코네유모토역의 이전 역인 이리우다역(入生田駅) 인근에 위치한 하코네등산철도의 이리우다 검차구에 이르는 구간은 표준궤와의 듀얼게이지가 부설되어 있다. 하코네등산철도의 차량이 오다와라까지 직통 운전을 실시하던 시기에는 오다와라역까지 듀얼게이지가 이어져 있었으나, 기본적으로 3량으로 운행하던 하코네등산철도의 차량은 4량 이상으로 운행되는 오다큐전철의 차량에 비해 수송력이 떨어졌기에, 2006년 다이어 개정 이후는 지금과 같이 하코네유모토 - 오다와라 구간은 전적으로 오다큐전철의 차량만이 운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코네등산철도의 차량이 운행을 하지 않게 된 해당 구간의 듀얼 게이지는 철거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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