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8. 19:00ㆍ일본주류
가을은 일본주를 마시기 참 좋은 시기이다. 곡식이 익어가고 쌀 명산지에서 햇쌀 광고에 열을 올리는 시기, 갓 출하된 신선한 술을 맛보고 싶어진다. 그래서 리큐르 샵에 들렀다가 진열대 한 단을 체우고 있는 이 술을 보게 되었다. 출하된 지 오래 되지도 않은 술이라 긴히 맛을 보고 싶었다.
카메노우미(亀の海). 뜻 그대로를 직역하면 거북의 바다라는 뜻으로, 나가노 현(長野県) 동부 사쿠 시(佐久市)에 위치한 츠치야주조(土屋酒造店)의 명주(銘酒)이다. 이 외에도 다이긴조(大吟醸)나 토쿠베츠준마이(特別純米) 등 일본주 주조사에서 갖추고 있을 법한 종류는 제법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에 구입한 제품은 준마이긴조(純米吟醸)이다. 정미보합은 59퍼센트이며, 야마다니시키(山田錦)를 사용한다.
유우야케코야케(夕やけ小やけ)가 붙어 있는 제품명에 맞게, 해가 질 무렵의 가을의 정경이 라벨에도 담겨 있다. 동명의 노래와는 깊은 관련은 없어 보이지만, 이 계절에 어울리는 디자인임에는 분명하다. 이 정도로 특정 계절을 강조한 데는 Limited 시리즈, 즉 한정주라는 특징과 연관이 있다. 쌀 품종이나 병입 방식에 차이를 둔 클래식 버전이 따로 있는데, 이와 차이를 두면서, 둘 다 계절상품임에도 그 목적을 달리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술은 개봉 방식이 특이하다, 보통의 일본주라면 캡 라벨을 따거나, 혹은 그대로 뚜껑을 돌려 여는 방식이지만, 이 술의 경우는 뚜껑 하부의 링을 돌려서 딴 뒤, 캡을 돌리지 않고 코르크 마개처럼 위로 들어올려 열게 되어 있다.
맛을 평가하기 전에, 우선 향만큼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긴조슈의 화려하면서도 은은하게 퍼지는 향부터 좋은 인상을 준다. 그럼에도 맛은 강하지 않다. 은은하게 긴조향이 퍼지면서, 끝에 알코올 향이 묻어난다. 가볍고도 산뜻한 목넘김이다. 첫인상이 너무 강했던 탓일까.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시기에는 다소 마일드한 느낌도 드는데, 아마 술만으로 평가를 내리기 보다는 다른 안주와 곁들여서 먹어야 조화로운 맛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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