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21. 07:00ㆍ일본일상
어느 주말의 이케부쿠로. 이 시국에다가 긴급사태까지 연장이 되었지만, 역시 주말이어서인지, 여느 때보다는 못하지만 사람들이 많았다. 히가시이케부쿠로의 번화가도 여느 때처럼 붐비었다. 주간에는 천천히 날씨가 풀리고 있음을 실감하게 했는데, 이 날은 유독 날씨가 맑아 보였다. 구름 한 점도 보이지 않았다.
히가시이케부쿠로 하면 으레 떠올리는 선샤인시티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사실상 바로 옆에 있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닌 곳에 이름도 비슷한 IKE-SUN PARK가 있다. 도심 한 복판에 이렇게 넓은 공원이 있는 건 근린의 지역민들에게는 좋긴 하지만, 짱짱한 건물들을 주변에 두고 이렇게 넓은 부지가 공원으로 남을 수 있는가 하니, 원래부터 공원이 아니라 2020년에 생긴, 그야말로 최근 중에서도 최근에 개장한 공원이다. 그럼 스가모 형무소 자리에 들어선 선샤인 시티처럼 이 공원 또한 그럴 듯한 사연이 있지는 않을까 할 텐데, 이 일대는 본래 조폐국의 도쿄지국이 있었으나, 멀리 사이타마 시로 이전하게 되면서 비어버린 부지를 재개발하여, 그 일부가 공원화된 것이다. 나머지 부지는 보건소 건물이 들어서 있고, 도쿄국제학교의 캠퍼스 건설이 진행중에 있다.
오전부터 이미 사람들이 부스 앞에서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목적은 공짜 술을 받아마시기 위한 것이다. 아무래도 시기가 시기다보니, 일본주의 수요도 감소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배경 하에서 도쿄 도내의 9개 주조사와 야마나시 현의 7개 주조사의 술을 시음하는 행사가 열렸다. 좀처럼 이런 기회가 흔하지 않는데, 공짜 술을 마다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평소에 즐겨 찾는 술에는 친근감을, 그리고 생소한 술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다.
행사는 공원 내측에 자리한 부스 앞에서 진행되었다. 가설은 아니고, 행사와 관련없이 영업중인 점포 앞에서 배부를 하고 있었다. 종류가 많으니 4곳으로 나뉘어 있었고, 전 종류를 다 마시려면 4번 줄을 서야 했다. 과음은 안 되니까, 종이컵 크기에 비하여 제공되는 양은 그렇게 많지 않다. 말 그대로 시음이지, 거하게 취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니까. 진행요원에게 원하는 종류를 주문하면 바로 술을 제공해 주는데, 시음은 그 자리에서 바로 할 수도 있고, 다른 자리에서 따로 마실 수는 있는데, 공원이다 보니 잔디밭을 빼면 수많은 인원이 넉넉하게 앉을 자리는 없었다. 그럼에도 다들 어떤 식으로건 자리를 잡긴 하였다. 바로 마시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리고 시음 후, 간단한 앙케이트를 작성하면 이번 행사에 참가한 주조사들의 제품과 술잔을 받을 수 있었다. 시음 뒤에 인증이라도 받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내용이 각 술에 대한 평가와 연관되어 있어, 가능하면 술의 힘을 빌리는 편이 좋다. 술잔이야 그렇다 쳐도 술은 직접 고를 수 있어, 인기있는 주조사들의 제품은 일찍이 재고가 떨어지기도 하였는데, 대충 보아하니 높은 점수를 매긴 주조사들 제품이 역시 앞서 재고를 소진하여, 사람들 입맛이 다들 비슷하다는 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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