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19. 07:00ㆍ일본문화
우츠노미야시(宇都宮市) 중심가에서 남쪽으로 잠시 내려가면 번화가와는 다르게 조용한 분위기의 주택가가 보이고 그 가운데 성곽과 해자가 보인다. 연갈색으로 물이 든 성곽의 잔디야 계절에 맞게 옷을 갈아입은 탓이라 여길 수는 있어도 해자의 바닥이 훤하게 드러나 있는 점은 다소 의외였다. 기억을 더듬자면 분명 가을이라고 물을 빼지는 않았을 터였다. 납득할 만한 이유를 찾지는 못하였으나, 어찌 되었건, 보기 힘든 모습을 볼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된 것이다.
닛코카이도(日光街道)와 오슈카이도(奥州街道)가 갈라지는 길목에 위치하여, 한때는 북쪽의 후타아라야마 신사까지 성곽이 둘러져 있었고, 북서쪽에는 조카마치가 들어서 있던 번성한 곳이었으나, 지금은 서쪽 성곽 및 우치보리(内堀)의 일부와 후지미야구라富士見櫓),세이메이다이(清明台)의 두 야구라(櫓) 정도로 지난 날의 모습을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우츠노미야 성의 역사는 헤이안 시대까지 거슬러올라갈 만큼 오래 되었으나, 에도 시대에 접어들며 우츠노미야 번의 형성과 함께 비로소 성 다운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특히 28대 성주인 혼다 마사즈미(本多正純)는 성을 대대적으로 개수하였으며, 조카마치(城下町)와 인근의 오슈카이도 또한 새로이 정비된다. 그러나 우츠노미야 성은 에도 막부 말기, 정부군과 막부군과의 전쟁인 보신 전쟁(戊辰戦争) 말기에 일어난 1869년의 우츠노미야 성 전투(宇都宮城の戦い)로 인하여 심하게 훼손되었으며, 조카마치 또한 불에 타 사라지게 되었다. 이후 성의 흔적은 조금씩 사라져갔고, 그나마 남아있는 유구조차도 세계대전 이후의 도시계획으로 인하여 성은 흔적조차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는데, 89년도에서야 발굴조사가 이루어졌고, 수 차례에 걸친 조사 끝에, 지금은 우츠노미야 성 터 공원(宇都宮城址公園)이라는 이름으로 공원화되어, 성의 중심인 혼마루(本丸)가 있던 자리는 그럴듯한 흔적도 없이, 평소에는 우츠노미야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우츠노미야 교자 축제(宇都宮餃子祭り) 등 각종 행사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입구의 성곽 아래에는 전시실인 모노시리관(ものしり館)에서는 우츠노미야 성의 변화양상과 일대의 발굴조사 관련 자료 등이 전시되어 있어, 우츠노미야의 역사를 알아보는 데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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