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4. 21:00ㆍ시즈오카 누마즈
누마즈 서부, 오쿠스루가(奥駿河)의 해안을 따라 길게 이어진 소나무 숲에는 별장지가 많았는데, 이들 가운데는 황실의 옛 별장도 있었다. 황실의 별장에는 어용저라는 명칭이 쓰이는데, 누마즈 시가지에서 떨어진 시즈우라(静浦)의 북부에, 그 자리가 지금까지 남아 있다. 정식명칭은 누마즈어용저기념공원(沼津御用邸記念公園)으로, 지금은 어용저가 아닌 공원으로 남아, 일반에 공개가 되어 있다.
입구와 출구가 따로 나뉘어져 있으며 입장권을 먼저 구입하고 진입로를 따라 관람을 시작하면 된다. 매표소 옆에는 매점이 크게 붙어 있는데, 황실 관련 기념품이나 지역 특산품 등을 구입할 수 있다. 러브라이브 선샤인 스탬프 랠리용 스탬프는 이 곳에서 찍을 수 있다.
입장권은 두 종류가 있다. 공원 부지만을 둘러보는 데는 성인 기준 100엔이나, 매표소를 나오면 보이는 서부속저(西附属邸) 어전 내 입장까지 포함하면 410엔을 지불하여야 한다. 가격 차이가 이렇게까지 나는 건 역시 내부에 볼거리가 가득하기 때문이 아닐까. 내부의 다양한 시설과 함께, 황실 관련 전시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당시의 생활상과 함께 황실
서부속저에서 조금 더 남쪽으로 깊이 들어가면 누마즈시 역사민속자료관(沼津市歴史民俗資料館)이 있다. 자료관 주변은 원래 어용저의 본저(本邸) 및 그 부속 건물들이 위치한 곳이었으나 1945년 미군에 의한 누마즈 대공습으로 인하여 누마즈 시가지와 함께 피해를 입어 소실되어, 그 자리에 자료관이 들어서게 되었는데, 황실의 건물이 들어섰던 곳에 서민들의 생활상을 전시해 놓은 자료관이 들어서 있음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서부속저의 반대편에 위치한 동부속저는 옛 본저 자리에서도 한참을 더 들어가야 한다. 이 곳은 황실의 교육을 위한 공간이었기에, 서부속저에 비해서 규모도 작고, 부속 시설에도 다소의 차이를 보인다. 공원이 된 지금도 서부속저와는 그 쓰임새를 달리 하고 있는데, 다도 등 일본 전통 문화 체험의 장으로, 그리고 한편으로는 민간에 대여하여 다양한 행사의 장소로도 쓰이고 있다.
20세기 후반에 조영이 된 누마즈어용저는 반 세기가 넘도록 황실의 별장으로 사용이 되었기에, 지금도 황실의 역사를 언급할 때면 자주 언급이 되는 곳이다. 그리고 누마즈시에 이관된 이후는 황실 전용의 어용저(御用邸)에서 일반인들까지도 자유로이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기념공원(記念公園)이 되어, 누마즈의 근현대사와 함께, 황실과 황족들의 면면을 알아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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