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서부의 가을 명소 3 - 미타케산 1편 (미타케역에서 신사 가는 길)

2021. 12. 25. 21:00일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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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은 산으로 둘러싸인 가운데, 그닥 번화하지도 않고, 작은 가옥들만이 길을 따라 들어서 있는 오우메의 외곽. 미타케역(御嶽駅)에서 둘러 본 미타케 계곡 일대의 풍경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래도 도쿄 서부에서는 손에 꼽을 만한 관광지이니 찾은 시기와 시간대에 따라서 인상이 다소 좌우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했다. 애초에 계곡에서 머물고자 미타케를 찾은 것도 아니고. 시간대에 맞게 주변에 보이는 사람들은 적지도 않았지만 많다고 볼 수도 없는 어중간한 수준이었고, 열차가 떠나고 나면 승강장에는 이내 정적이 감돌았다. 계곡을 떠나, 목적지인 미타케산으로 이동해도 분위기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 같았다.

 

 

미타케역이 오우메카이도 바로 옆에 붙어 있어서, 역사를 나와도 넓은 광장이 있을 리는 만무하다. 그래도 어쨌건 이 근방에서는 작지 않은 역이고, 미타케산과도 인접해 있어, 버스 노선도 다니는데, 역사 바로 앞이 도로인 관계로 앞에 서지는 않고, 길을 건너면, 오우메방면으로 치우친 위치에 정류장이 있다. 이동하는 거리가 제법 있어서, 산 입구까지의 길을 빠르게 지나가고 싶다면 버스를 타야 했다.

 

 

버스는 미타케산 입구의 정류장에서 선다. 정류장 이름이 케이블카 밑(ケーブルカー下)인데, 바로 밑이 아닌 관계로 케이블카역까지는 제법 떨어져 있다. 꼼짝없이 급한 오르막길을 도보로 올라가야만 역 앞에 닿을 수 있다. 빨간 색을 입은 고가철로가 높이 세워져 있는데, 강삭철도, 즉 케이블카의 선로로, 이를 넘어가자마자 우측으로 방향을 틀면 미타케등산철도(御岳登山鉄道)의 타키모토역(滝本駅)에 닿게 된다.

 

 

바깥에서 표를 끊고, 안에서 탑승을 기다리고 있으려니, 가만히 줄만 서 있기는 지루하니까, 옆에 진열되어 있는 특산물들을 둘러보았다. 평소에는 접하기 힘든 고기도 보인다. 이 정도는 산이라서 그러려니 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특산물까지 산 근처에서 났다고 할 수는 없다. 범위로 보면 타마지역 서쪽 일대를 포함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시선을 다시 돌리면 한 켠에는 술병이 보인다. 관광지에서 술이 빠지면 섭섭하기는 하다. 그 외에도 다양한 토산품들을 팔고 있으니, 관심 있다면 대기 인원이 많지 않다는 전제 하에서 직접 매장 안을 둘러 보면서 순서를 기다려도 된다. 

 

 

승강장에서 차량이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현재 운용되는 차량은 10년이 넘게 굴려 먹고 있는데, 도중에 도장을 바꾸어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초록색 도장의 차량은 무사시노(武蔵) 호로, 이 외에 빨간 색 도장의 미타케(御嶽) 호도 있다.

 

 

산 위의 미타케산역(御岳山駅)을 나오면 정면의 미타케히라(御岳平)에서 주변 풍경을 둘러볼 수 있고, 반대편의 리프트를 타고 대전망대역(大展望台駅)까지 올라갈 수도 있지만, 예정된 루트와는 다르다. 긴 시간을 낼 수가 없어서 측면에 나 있는 길을 따라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토리이를 지나면 참도(参道)의 시작이다. 미타케산에 자리잡은 유서깊은 신사인 무사시미타케신사(武蔵御嶽神社)로 나 있는 굽이진 길이 이어져 있다.

 

 

늦가을이었지만 단풍이 여전히 살아 있었다. 햇빛이 잘 들지 않아서 색감이 약간 아쉬웠지만, 하늘의 문제를 땅에다 대고 탓할 수는 없다. 

 

 

단풍이 만개한 굽이진 길과, 좁은 길 양쪽으로 산재해 있는 숙박시설을 지나서도 길은 계속 이어진다.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되어 있는 신다이케야키(神代ケヤキ)를 끼고 오르막길을 돌아 상점가를 지난 뒤, 다시 거대한 토리이와 마주하기 전까지. 신사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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