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마즈 역 북쪽의 상업시설, 이시바시 플라자와 아쿠아(Aqours)

 

누마즈역 북쪽에는 러브라이브 선샤인의 성지가 남쪽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브라이버들이 꾸준히 발걸음을 옮기는 곳은 시즈오카현도162호누마즈정거장히가시사와다선(静岡県道162号沼津停車場東沢田線), 흔히 리코 거리(リコー通り)로 불리는 곳으로, 지금도 인근 혼타마치(本田町)에 공장을 두고 있는 리코(リコー)의 사명에서 그 이름이 유래하였으며, 실제 애니메이션에도 등장한 바 있는, 명백한 성지이다. 그리고 상점가(リコー通り商店街)를 따라 가다 보면 좌측에 인근의 어느 건물보다도 거대한 종합쇼핑센터 이시바시 플라자(イシバシプラザ)를 보게 된다.

 

 

이시바시플라자가 들어선 것은 1970년대로, 본래는 이시바시제사(石橋製糸)의 공장이 있었던 곳이다. 이시바시제사는 요코하마(横浜市)에서 발흥한 기업으로, 야마이치바야시구미제사(山一林組製糸)의 공장을 인수하여 운영을 하였다. 이시바시제사는 이후 이시바시생사(石橋生絲)라는 사명으로, 이시바시플라자의 모회사로 존속하고 있으며 치바현 아비코시(我孫子市)에도 아비 쿠오레(ABBY CUORE)라는 상업시설 또한 운영 중인데, 이 또한 이시바시제사의 공장 부지를 재개발한 것이다.

 

 

건설당시에도 누마즈 시가지의 상업 중심지는 역 남쪽으로, 도카이도선이 횡단하는 누마즈 시의 특성상, 북쪽은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부족하였으나, 역시 그럼에도 남쪽에 자리잡은 시설들과의 경쟁을 우려해야만 하는 상황이었기에, 개업까지는 난항을 겪은 바 있는 이시바시플라자는, 개업 이후 세븐엔아이 홀딩스(セブン＆アイ・ホールディングス) 계열의 이토요카도(イトーヨーカドー)가 건물 북쪽에 들어서게 되면서, 이시바시플라자는 남북으로 크게 구분되는 구획을 갖게 되었다.

 

 

한때는 지역의 기업 및 다양한 매장이 진출하였고, 지역은행인 시즈오카은행(静岡銀行)도 한 때 건물 내에 지점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시즈오카은행은 주차장 부지의 일부에 새로이 건물을 지어 이탈하였고, 세월이 지나면서 입점하였던 매장도 점진적으로 철수를 하였다. 이에 건물의 노후화까지 겹치면서, 이시바시플라자는 그 오래된 역사의 종지부를 고하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과는 별개로, 이시바시플라자가 잘 알려져 있는 이유는 역 북쪽에서 흔하지 않은 러브 라이브! 선샤인!!의 성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작중에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았으나, 관련 이벤트를 활발하게 하는 곳으로, 방문 당시에는 사복 도안의 아홉 멤버들이 반기고 있었다. 우측에 Aqours 5th Anniversary 프로젝트 로고가 있긴 한데, 좌측의 도안은 그 전부터 유지되고 있긴 했다. 물론 러브 라이브! 선샤인!!과의 연계 이후로 줄곧 동일 도안이 유지되어 오지는 않았다. 교복(하복) 도안이나, 그 전으로 거슬러올라가면 사복(하복) 도안까지. 

 

 

도안이 여러번 바뀌기로는 매장 내부도 마찬가지인데, 방문 당시는 5th Live인 Next SPARKLING 의상이었다. 폐점이 결정된 이후이기에, 예전과 같이 다양한 시설물들은 볼 수 없었지만, 이렇게, 아쿠아 멤버들과 마지막을 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충분히 기쁜 일이 아닐까.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바로 앞, 거울 한 면을 차지하고 있는 치카를 바라보면서 떠오른 사소한 감상들을 안고, 다른 멤버들을 찾아 보고 싶어졌다. 그것이 목적이기도 했다

 

 

치카 외의 다른 멤버들은 매장 매장 바깥에 나가야만 볼 수 있어서 혼자만 일관성이 없이 예외로 두는 듯이 보여도, 그 정도는 리더를 향한 배려라고 보아도 될 것 같다. 오히려 그 덕분에 동선은 매우 간단해졌으므로, 매장을 이리저리 돌아다녀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대신 곧장 주차장 방면으로 나가 보았다. 매장 서편 주차장으로 향하는 출입구에서는 가장 먼저 쿠로사와 자매가 사이좋게 자리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발걸음은 다음 층으로 이어졌다. 어쨌건 매장 외부로 나온 이상 에스컬레이터는 물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에도 다소 번거로운 위치임은 어쩔 수 없지만, 주차장과 매장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어렵지 않게 하나마루와 요시코를 볼 수 있었다.

 

 

3층도 마찬가지로 계단을 타고 올라갔다. 3층 출입구에서는 요우와 리코를 만나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카난과 마리를 찾아야 했지만 둘은 4층이 아닌 지하 1층 출입구에서 볼 수 있는데, 장소가 주차장과는 정반대, 즉 리코 거리 방면에 위치해 있었. 굳이 매장에서 이동하려고 하지 않아도,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동편에 있어서 접근성 자체는 나쁘지 않은 편이 다행이다. 다만 인근에 흡연장이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생각이 되면서도, 마냥 감탄하면서 바라볼 수는 없었다.  

 

 

다시 매장 안으로 들어가, 스탬프랠리와 더불어 캔뱃지를 사러 올라가 보았다. 수십년 간을 지켜 온 누마즈의 역사 있는 상업시설이자, 러브라이브 성지로 여러 번 콜라보 이벤트를 한 곳이 사라지는데, 아쉬움이 아니 남을 수가 없다. 폐점 이후에는 스탬프 랠리도 할 수 없게 되고, 캔뱃지도 볼 수가 없어진다. 그래서 이후로도 이시바시 플라자를 추억할 수 있게 기념을 할 거리를 남기는 것은 상당히 중요했다.

 

 

3층으로 올라가자마자 바로 눈 앞에 보이던 키티랜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스탬프가 4층에 배치가 되어 있었으니 캔뱃지 구입이 우선이 되었다. 캔뱃지는 폐점이 결정된 이후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방문 직전에 한 차례 품절이 되었다가 재입고가 되었는데, 역시 많은 사람들이 찾아갈 것이라고는 생각했으나 재입고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인지 물량은 넉넉하게 남아 있었다.

 

 

캔뱃지도 샀으니 이제 기념적인 스탬프를 찍으러 가야 했다. 플로어가이드를 보면 4층은 북쪽의 이토요카도 부분이 옥상주차장으로 쓰이고 있기에, 매장 자체도 이시바시플라자 부분만 놓고 보면 다른 층에 비해서는 좁아보일 뿐만 아니라 입접해 있던 매장들도 다수 철수하여 확연히 비교가 될 만큼 조용했다. 그리고 스탬프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에 이르러 고개를 측면으로 돌리면 어렵지 않게 눈에 들어오는 위치에 있었다. 이 또한 원래부터 한 자리를 지키고 있지는 않았고 몇 차례의 이동을 거쳐 현 위치까지 오게 되었다. 비단 이시바시플라자 뿐만 아니라 스탬프를 비치중인 점포는 크기에 관계 없이 비치장소가 종종 바뀌곤 한다. 야외에 있었다면 매장 안으로 들어가지도 않고 스탬프를 찍을 수 있었지만 그와는 정반대로 최상층의 한 구석으로 스탬프는 자리를 옮겼다. 스탬프만이 목적이었다면 상대적으로 수고는 늘게 되었지만, 대신 이동 과정에서 매장 곳곳에서 아쿠아 멤버들을 볼 수 있으니 이 쪽이 더 성지순례답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앞으로 볼 수 없는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면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폐점을 하지 않았다면, 리코 거리를 거닐 때마다 가볍게 들러서, 마치 안부인사처럼 스탬프를 여정의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겠지만, 이시바시플라자의 정문을 배경으로 한 리코의 모습도, 추억 속의 한 페이지로만 남겨 둘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방문 이후 8월 22일, 이시바시플라자는 43년간의 역사를 마무리하였고, 그 이후 매장 건물은 철거가 시작되어 현 시점에서도 진행 중에 있다. 당초에는 2023년에 최종적으로 공사가 마무리된다고 하였으나, 2022년 여름에는 건물 자체는 거의 철거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부지 활용 여부는 폐점 발표 이래 줄곧 미정으로 남아 있다. 여전히 누마즈역 북쪽은 주택가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고, 상업시설도 역 남쪽에 비하면 다소 부실한 실정임에도, 누마즈 시가지의 상업시설의 쇠락 및 교외로의 이전 등 현 실정에 비추어 보면 마냥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하기는 힘드나, 최근에는 새로이 상업시설이 들어설 가능성 또한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누마즈 역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한 드넓은 알짜배기 땅을 그저 갱지로 둘 수도 없기 때문에, 향후 재개발에 따라 일대 상권 및 생활 여건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다시 이시바시플라자를 잇는 상업시설이 들어선다면 러브 라이브! 선샤인!!과의 콜라보도 이루어질 수 있을까. 그렇게 되면, 다시 이 일대를 찾는 러브라이버들의 발길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니, 아무쪼록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