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21. 02:00ㆍ일본여행
이즈하코네철도 슨즈선 스탬프 랠리(伊豆箱根鉄道 駿豆線スタンプラリー)를 위해 찾은 미시마역(三島駅), 1일 무제한 승차권인 '아쿠아 타비다스케(Aqours 旅助け)' 세트를 구입하여 승강장으로 들어서니, 타이밍 좋게 환일의 요하네-SUNSHINE in the MIRROR- TV 애니메이션 방영 기념 랩핑열차인 요하네 트레인(YOHANE TRAIN)과 조우하게 되었고, 종래의 계획을 바꾸어, 중도 하차 없이 다이렉트로 슈젠지역까지 이동하기로 하였다.
슈젠지역(修善寺駅)의 드넓은 두단식 승강장을 천천히 걸어서 개찰로 나가려던 차에, 마리를 볼 수 있었다. 오히려 아와시마(淡島)와 가까운 이즈 미토 시 파라다이스(伊豆・三津シーパラダイス)에 있어야 할 것 같은 마리의 모습은 다소 매치가 되지 않았지만, 누마즈가 아닌 이상은 각 멤버의 배치에 일일이 의미를 두는 데도 한계가 있음을 감안해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었다. 다만 마리와 마찬가지로, 환일의 요하네-SUNSHINE in the MIRROR-에서는 아니지만, 러브 라이브! 선샤인!!에서는 같은 3학년인 카난이 동일하게 슈젠지역에 있으니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개찰을 나와, 주변을 둘러보았다. 개찰 바깥으로 나왔음에도 스탬프는 물론 입간판도 이번 스탬프랠리와는 상관없는 온센무스메인 슈젠지 토코가 있을 뿐 카난의 위치를 알려주는 표식은 보이지 않았으나, 스탬프 설치 장소는 스탬프 시트에서 확인할 수 있었기에, 주저하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슈젠지역의 상업시설인 이즈라 슈젠지(イズーラ修善寺) 안, 카난은 주류와 차가 진열된 구석진 자리에 있었다. 당연히 입간판을 보면 사진도 찍고 싶을 것이고 여러 방법으로 시간을 보대고 싶을 것이기에, 통행에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던 것 같다. 그나마 모퉁이에 붙이지 않고, 전신이 보일 수 있도록 진열대와 나란히 붙여둔 점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즈라 슈젠지에서는 스탬프랠리와 연계하여, 1000엔 이상 구입 시 요하네 트레인의 헤드마크 디자인의 씰을 증정하는 기획도 진행하고 있었는데, 그렇지 않아도 슈젠지역까지 온 이상 현지의 토산품을 구입할 생각이었기에, 어렵지 않게 획득할 수 있었다.
슈젠지역에서 잠시동안 휴식을 취하고, 다시 미시마(三島駅)행 열차에 올라타 다음 행선지인 이즈나가오카역(伊豆長岡駅)까지 이동했다. 스탬프가 배치된 역 가운데, 슈젠지역을 제외하면 가장 남단에 위치해 있는 역이자, 슈젠지역과 마찬가지로 두 스탬프 설치 장소가 두 군데가 있기 때문에, 스탬프 갯수를 늘리기 위해도, 산 너머 이즈 미토 시 파라다이스(伊豆・三津シーパラダイス) 로 가는 노선 버스를 타기 위해서도, 스탬프를 전부 체우지 않을 지라도 한 번쯤 방문할 필요가 있는 역이다.
이즈나가오카역에는 다이아와 루비 자매가 사이좋게 배치되어 있었다. 둘다 개찰 밖이긴 하지만, 슈젠지역처럼 승강장이 넓지도 않을 뿐더러, 그나마 대합실을 끼고 있는 역사가 쾌적할 것이다. 다만 통행상의 문제도 있기 때문인지 스탬프는 슈젠지역과 마찬가지로 대합실 구석에 위치해 있었다.
한편 루비는 그 반대편에 있는데,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기념품 매장인 이이즈라 이즈나가오카(イズーラ伊豆長岡)의 입구 옆에 있다. 요정의 모습이기는 하지만 등신대로 나와서 자매의 구도가 더욱 돋보였다.
이즈나가오카역에서는 슈젠지역만큼 오랫동안 머무르지는 못하였고, 바로 후속 열차에 올라타 다이바역(大場駅)까지 바로 이동하였다. 다이바역은 슨즈선의 역 가운데는 제법 큰 규모를 갖고 있으면서, 무엇보다 인근에 이즈하코네철도의 본사 및 차량기지가 위치해 있기 때문에, 운용상으로 중요한 역이기 때문에, 충분히 스탬프가 설치될 법한 역이다.
다이바역에서는 리코가 기다리고 있었다. 리코는 개찰 안쪽, 승강장에서 내려가면 볼 수 있었는데, 번듯한 역사를 갖고 있음에도 개찰 바깥의 공간이 지나치게 협소한 까닭이며, 가급적이면 스탬프를 개찰 안에서 관리하는 편이 더 수월할 것이었다.
리코의 스탬프까지 확보한 시점에서 스탬프를 6개 체워서 보상을 수령할 수도 있었지만, 적어도 스탬프랠리를 시작한 이상 슨즈선상의 모든 스탬프 설치역에는 다 방문을 하고 싶어서, 미시마역으로 향하기 전 마지막 목적지인 미시마히로마치역(三島広小路駅)에 내렸다. 스탬프가 설치된 역 가운데서는 가장 작은 역으로, 승강장도 1면 1선밖에 없기 때문에, 적어도 개찰 내부에 스탬프를 설치할 환경은 아님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었다.
물론 스탬프의 설치 장소는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하차하자마자 바로 개찰을 통과하였다. 하나마루는 개찰에서도 멀리 떨어진, 자동매표기 옆에 있었는데, 역 자체가 작아서 개찰 안은 물론 개찰을 나와서도 역사 내에 배치 가능한 장소는 이 정도가 한계일 것이었다.
단 스탬프는 자동매표기 바로 옆, 창구 측에 놓여 있다. 덩그러니 스탬프만이 놓여 있기는 하지만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슨즈역에 배치된 모든 스탬프를 시트에 담고 나니, 사실상의 여정이 끝났기에 미시마역으로의 복귀만을 남겨두고 마음이 한 결 가벼워짐을 느꼈다. 보상을 수령할 수 있는 시간에도 여유가 있었기에, 굳이 서둘러 후속열차를 탈 필요는 없었지만, 제아무리 미시마역에서 멀지 않은 시가지에 위치한 역이라고는 하여도, 역 인근에는 오랜 시간을 보낼 만한 시설이 없어서, 개찰 밖에서 머무른 시간은 길지 않았다.
미시마히로코지역을 끝으로, 스탬프랠리를 마치고, 미시마역으로 돌아가, 클리어 보상인 포스트카드를 받았다. 스탬프 대지 발급 장소 및 스탬프 설치 장소가 정해져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경품 수령 장소 또한 미시마역과 슈젠지역, 이즈나가오카역의 세 곳으로 한정되어 있어서, 스탬프랠리를 미시마역에서 시작하였으나, 중간역인 이즈나가오카역보다는 슈젠지에서 보상을 수령하는 경우가 가장 무난할 것 같았음에도, 결과적으로는 마무리 또한 미시마역에서 짓게 되었다. 어짜피 슈젠지역에서 보상을 수령하여도 결국에는 누마즈 방면으로 향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미시마역으로 돌아가야 하는 데는 변함이 없으니, 루트상에 큰 차이는 없었으니 크게 신경을 쓸 일은 아니었다. 그 보다도 중요한 것은 단순히 스탬프를 찍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설치 지점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지 않았을까. 우연히 랩핑 열차를 만나, 슈젠지까지 논스톱으로 가게 되었고, 도중에 한적한 전원의 풍경을 감상하고, 굽이진 길을 몇번이고 틀어 슈젠지역에 도착해서는 이즈반도의 특산품을 즐기는 등의 여정이 주는 여유와 행복. 종종 시즈오카에 들를 때마다 슨즈선을 이용해 왔기에, 오히려 익숙한 풍경에 가까웠음에도, 이번 스탬프랠리를 통하여 , 슨즈선의 풍경이 한 결 더 새롭게 느껴졌다. 앞으로도 꾸준히, 러브라이브 관련 캠페인을 실시할 것으로 기대되기에, 비록 여름이 끝나고 계절도 바뀌어가겠지만, 언젠가 다시, 슨즈선을 마음껏 탐닉할 기회는 멀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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