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츠노미야(宇都宮市) 가을 여행! 우츠노미야 시가지에서 만끽한 가을의 정경!!

2023. 10. 20. 07:00일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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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츠노미야(宇都宮市) 가을 여행! 우츠노미야 주조&우츠노미야 대학을 따라 이어지는 우츠노미

가을을 맞아 우츠노미야로 떠나기 위해, JR동일본 신주쿠역에 도착했다. 시간대를 불문하고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콩코스에는 쌀쌀한 가을의 공기가 감도는 듯 하였고, 쇼난신주쿠라인(湘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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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쇼난 신주쿠라인을 타고 도착한 우츠노미야(宇都宮市). 첫날은 우츠노미야역(宇都宮駅)동쪽 일대를 돌아다녔다. 역을 나와, 크고 높은 빌딩이 들어선 번화가가 아닌, 일본 어느 곳에서나 볼 법한 주택가를 가로질러, 이내 넓은 논밭이 펼쳐진 키누가와 강변에 이르렀고, 이윽고 몇 채의 주택들이 들어서 있는 작은 골목길에서, 우츠노미야주조(宇都宮酒造)를 찾았다. 계절에 맞는 일본주를 구입 후 다시 서쪽으로 돌아가, 우츠노미야대학(宇都宮大学) 인근의 미니스톱에서, 우츠노미야대학 부속농장에서 생산된 원료로 만든 소주인 우다이로망(宇大浪漫)을 구입, 버스를 타고 우츠노미야역(宇都宮駅)으로 이동한 뒤, 역 서쪽 우츠노미야시 시가지의 우츠노미야 토부 호텔 그란데(宇都宮東武ホテルグランデ)에서 체크인을 하였고, 저녁에는 로맨틱 마을 크래프트 브루어리(ろまんちっく村クラフトブルワリー)에서 만든 크래프트 맥주인 교자로망(餃子浪漫)을 구입하여, 하루에 일본주와 본격소주, 그리고 맥주를 한꺼번에 탐닉할 수 있는, 술을 따라 떠나는 여정을 마무리지었다.

 

 

우츠노미야에서 맞은 아침. 전날 밤의 술기운이 여전히 남아 있었지만, 가로수가 늘어선 츄오도오리(中央通り)를 걷다 보니 한 층 몸이 가벼워졌다. 이른 오전의 맑은 공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엄연히 혼쵸(本町)의 한 가운데 위치한 우츠노미야 시가지의 일부이면서도, 시가지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오오도오리(大通り)와 비교하면, 오가는 차량에 비해 인도를 거니는 사람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기에, 내리쬐던 햇빛마저 가리어, 계절감을 더하는 약간의 서늘함마저 감돌던 짧은 거리가 선사하는 상쾌함에 잠시동안이나마 기대어 보는 시간은 나쁘지 않았다.

 

 

가로수에서 벗어나 츄오도오리의 끝에 이르자, 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토치기현 청사(栃木県庁舎)가 그 위용을 드러내었다. 다만 으레 공공기관이 그렇듯, 휴일의 풍경은 시간대와는 무관하게 조용하였다. 현청사 앞의 너른 광장에는 오가는 사람들도 없이, 사진을 찍는 사람들과 캐치볼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벤치에 무심하게 앉아 있는 사람들 몇몇이 고작이었다.

 

 

청사 건물 앞에는 딸기 모양의 조형물이 있었다. 일명 딸기 기념비(いちご記念碑)는 그야말로 토치기현을 대표하는 특산품인 딸기의 50년 연속 전국 생산량 1위를 달성한 기념으로, 방문 시점에서는 설치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다른 조형물에 비하여 하얀 빛이 더 많이 묻어났다. 우츠노미야시는 토치기현 내 딸기 생산의 출발점이 된 도시 중 한 곳이며, 지금도 시내에서는 상당량이 생산되고 있기에, 토치기현청사 앞에 위치한 이 기념비는 비단 우츠노미야가 토치기현의 행정 수도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었다.

 

 

지역민들의 쉼터로는 분명 괜찮은 곳이겠지만, 애초에 관광객들은 좀처럼 발걸음을 하지 않을 토치기현청, 분명 볼거리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관광지로서는 시간을 쓰기에는 조금 아까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본격적으로 우츠노미야의 시가지를 둘러보기 전,  잠시동안 리프레시를 하기에는 괜찮았다는 생각을 했다. 어차피 우츠노미야의 시가지를 온종일 돌아다닐 생각이었기에, 그저 빠른 길만을 고집할 필요도 없었으니까. 

 

 

우츠노미야 성의 과거와 현재, 우츠노미야 성 터 공원 (宇都宮城址公園)

우츠노미야시(宇都宮市) 중심가에서 남쪽으로 잠시 내려가면 번화가와는 다르게 조용한 분위기의 주택가가 보이고 그 가운데 성곽과 해자가 보인다. 연갈색으로 물이 든 성곽의 잔디야 계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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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츠노미야 시가지에 대단히 볼거리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굳이 명소를 꼽자면 우츠노미야 성터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츄오도오리를 돌아와, 후타아라야마신사(二荒山神社) 맞은 편의 길을 따라, 옆길로 새지 않고 곧장 남쪽으로 내려가면 높이 솟은 토성 위로 거대한 누각이 정면에 보인다. 우츠노미야시의 명소 중 한 곳인 우츠노미야 성터 공원(宇都宮城址公園)이다. 오랫동안 그 모습을 바꾸어 가면서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우츠노미야성은 에도 막부 말기, 보신전쟁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고, 현대에 이르러 성의 일부만이 복원되었는데, 얼핏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듯이 보여도, 성 안을 둘러보면 다소 초라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우츠노미야 시민들의 휴식처로 기능하면서도, 시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는 점에서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여겨진다.

 

 

우츠노미야 성터 공원을 나와서는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 오리온도오리(オリオン通り)에 이르렀다. 우츠노미야시를 대표하는 상점가답게, 입구부터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부지런히 오가는 지붕 아래의 상점가. 양쪽에는 미처 개통되지 않은  LRT를 홍보하는 현수막이 펼쳐져 있지만, 가장 가운데 내걸린, 화려한 색을 가진 키부나(黄ぶな)가 보다 눈길을 끌었다. 키부나의 부나는 본래 후나(ふな), 즉 붕어라는 뜻이다. 먼 옛날 천연두가 유행하였을 때, 우츠노미야시의 가운데를 지나는 타가와(田川)에서 잡아올린 붕어를 먹고 병이 나았다는 전설에 유래하여, 우츠노미야에서 옛부터 만들어오던 전통 공예품인 키부나는, 팬데믹 시기에 들어와 역병을 물리치자는 의미를 담아, 시내 여러 곳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에 지지 않는 우츠노미야(コロナにまけないうつのみや)'라는 네온 사인과 함께, 키부나는 하루 빨리 예전의 활기를 찾고자 하는 지역민들의 소망이 담겨 있는 듯 하였다.

 

 

그리고 서쪽의 마게시쵸(曲師町)에서 에노마치(江野町)로 이동하면 경쾌한 재즈 음악이 멀리서 들려왔다. 우츠노미야시의 중심가에 위치한 오리온 스퀘어(オリオンスクエア, 宇都宮市オリオン市民広場)에서는 밴드의 공연이 한창이었다. 여러 모로 다양한 타이틀을 갖고 있는 우츠노미야시지만, 재즈 또한 우츠노미야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는데, 마침 이틀에 걸쳐 축제가 진행되고 있었다. 첫날 밤에도, 그리고 이 날에도, 상점가에 퍼지는 재즈의 향연은, 다시금 우츠노미야가 얼마나 많은 매력을 갖고 있는지 상기하게 해 주었다.

 

 

지금은 사라진 우츠노미야시(宇都宮市)의 안테나샵, 미야카페(宮カフェ)

우츠노미야시(宇都宮市)의 중심지를 가로지르는 오리온도오리 ( オリオン通り)의 서쪽, 에노마치(江野町)의 한가운데, 옛 야마자키 백화점(山崎百貨店) 자리인 오리온 스퀘어(オリオンスクエ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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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음악을 뒤로 하고, 맞은편에 위치한 우츠노미야의 안테나 샵인 미야카페(宮カフェ)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우츠노미야를 비롯, 토치기현의 다양한 지역 명물들을 둘러볼 수 있었다.

 

 

미야카페를 나올 무렵에는 서서히 해가 기울고 있었고, 시가지의 활기를 뒤로 하고 이틀간의 우츠노미야 여행의 끝을 맺기 위하여, 우츠노미야의 한가운데를 흐르는 타가와(田川)를 건넜다. 눈앞의 우츠노미야역을 향하여 걷는 걸음이 다소 무겁게 느껴졌다. 종일토록 우츠노미야의 시가지를 돌아다닌데 대한 피곤함  때문이었을까. 이틀간의 여정을 마무리지어야 하는 데서 오는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동쪽과는 다른 우츠노미야역의 서쪽, 많은 버스들이 부지런히 승강장을 오가고 있었다. 비록 여정은 우츠노미야역에서 마무리를 짓게 되었으나,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버스는 변함없이 승객들을 태우고 우츠노미야를 비롯한 토치기현내의 구석구석을 오갈 것이었다. 그렇게 일상은 이어지겠지만, 이번 여정은 그 속에서 만든 이틀간의 비일상과 같은 시간이었다. 그것이 내심 아쉬울지라도, 동시에 다시금 우츠노미야를 찾게 하는 동력이 될 것임은 구태여 의심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역에서 보이는 시가지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눈에 담고서, 역 안으로 들어갔다.

 

 

개찰로 들어가기 전에, 도쿄에서 먼 길을 온 이상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기에, 역 빌딩인 파세오(パセオ) 2층의 여러 기념품 매장들을 둘러 보았다. 우츠노미야를 중심으로, 토치기현 내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특산품들이 집약되어있다 시피 하였기에, 그럼에도 딸기 관련 가공품이 많이 보였고, 그 외에도 교자 가공품들도 눈에 띄었다.

 

 

물론 토치기를 대표하는 레몬우유인 칸토 토치기 레몬(関東・栃木レモン)의 상품 또한 진열대 한 켠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팩우유 외에도 다양한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우유 자체도 레몬의 시큼한 맛 보다는 마치 바나나 우유처럼 우유와 적당히 어우러진 단맛이 특징적이었는데, 미처 맛보지 못한 다른 상품들도 비슷한 맛이리라 생각했다.

 

 

기념품을 구입하고 시간이 되어 열차에 올랐다. 우츠노미야에 올 때도 탔던 쇼난 신주쿠라인 열차는 역을 떠나, 천천히 시가지에서 멀어져 갔다. 가을의 우츠노미야는 절경이라 할 만한 풍경은 없다. 빼어난 경치를 감상하고자 한다면 토치기현을 찾은 수많은 관광객들은, 우츠노미야가 아닌 토치기현 북쪽의 닛코를 선택할 터였다. 외국인들조차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닛코 동조궁을 방문하기 위해 토치기현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우츠노미야는 철도로 이동하면서, 잘 해봐야 그저 잠시 스쳐지나가는 도시로 기억 속에 남아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러나, 토치기현의 행정 중심지이면서, 주변 도시들과는 구분된 매력을 간직하고 있는 우츠노미야에서 가을을 만끽하다 보면, 어느 곳에나 있을 풍경과 함께, 우츠노미야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에 젖어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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