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다이로망 (宇大浪漫) 소개

2021. 1. 18. 07:00일본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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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치기현(栃木県) 우츠노미야시(宇都宮市)에 소재한 우츠노미야 대학은 우츠노미야시 뿐만 아니라 토치기현을 대표하는 국립대학이다. 술 소개를 하기 전에 대학교를 먼저 언급한 이유는 타교와는 구분되는 특징 가운데, 대학교의 이름이 들어간 술, 그것도 본격소주가 판매가 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야 우유도 아니고 무슨 대학교에서 술을 파느냐고 여길 수도 있겠으나, 일본에서는 전국의 일부 국립대학에서 대학의 고유 브랜드를 붙인 술을 선보이고 있는데, 우츠노미야 대학의 우다이로망(宇大浪漫)도 그 중 하나이나, 대부분 일본주를 선보이는 가운데 소주를 내세우는 점은 분명 특징적이다.

우다이로망은 제조에서 개발까지 대학교가 깊이 관여한 술이다. 우선 제품명인 우다이로망은 우츠노미야 대학의 준말인 우다이(宇大)에 로망(浪漫)이 더해져 탄생하였는데, 라벨의 디자인과 더불어 학내 공모를 통해 탄생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다이로망의 가장 특징적인 점은 원료에 있는데, 같은 현 내인 마오카 시(真岡市)에 위치한 농학부의 부속농장에서 재배된 고구마와 보리가 사용된다. 토치기 현은 겉보리의 생산량이 전국 1위를 자랑하며, 고구마의 일종인 베니아즈마의 생산량 또한 많으니, 학내에서 생산된 작물의 사용이, 결국 지역의 특징을 담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효모는 도쿄농업대학(東京農大東京農業大学) 산하 연구실에서 개발한 꽃효모(酵母)를 사용하니, 타교와의 접점도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우다이로망은 대학 측에서 같은 현 내의 나카가와마치(那珂川町)에 소재한 지역 주조사인 시라소우 주조(白相酒造)와 협력하여 개발한 제품으로 산학협력의 성격도 갖고 있다. 당 주조는 일본주도 생산하지만, 이보다 다양한 종류의 소주를 판매하는, 지역 양조장 가운데서는 다소 특이한 라인업을 가지고 있는데,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본격 소주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 우다이로망의 생산도 담당하고 있다.

 

우다이로망은 고구마소주인 아카(赤)와 보리소주인 시로(白), 아오(青)의 세 종류가 판매되고 있다. 고구마의 일종인 베니아즈마(ベニアズマ)와, 코시히카리(コシヒカリ)를 사용한 쌀누룩을 사용하는 빨간 병의 아카는 특유의 향미도 거슬릴 만큼 강하지 않으며, 잡미가 적고 차분한 퍼포먼스를 보인다. 마일드하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워, 목넘김도 편안해, 고구마소주를 싫어하는 이들도 어느 정도 부담을 덜 수 있다.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건 두 종류의 보리소주도 마찬가지로, 같은 보리소주임에도 파란 병의 아오 쪽이 더 산뜻하고 가벼운 반면, 하얀 색 병의 시로는 조금 더 표준적인 스타일에 가깝다. 공통적으로는 잡미가 덜하고 무겁지 않은 퍼포먼스는 아카와 비슷하다. 종합해보면, 우다이로망은 전반적으로 여타 소주와는 차별화되는 개성적인 맛을 추구하기보다, 보다 마시기 편한 맛에 초점을 둔 술은 아닌가 여겨진다.

수년 전 시라소우 주조 측에서 판로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하였지만 여전히 전국적으로는 우다이로망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다만 시라소우 주조의 통신판매를 통하여서는 구입이 가능하니, 토치기까지 발걸음을 해야만 하는 수고는 덜 수 있을 것이다. 

다소 특이한 탄생배경을 가지고는 있지만 부담이 적고 준수한 맛을 선보이는 우다이로망. 이천 엔을 넘기지 않는 저렴한 가격에 학내 생협과 근처 편의점(미니스톱) 등지에서 판매되고 있어, 학생들과의 거리가 상당히 가까운 술으로, 역사는 길지 않지만 대학과 지역을 대표하는 술로 자리를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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