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가든 파크(サッポロガーデンパーク)와 삿포로 맥주원(札幌ビール園) 관광, 그리고 잊지 못할 징기스칸.

2023. 2. 6. 00:00일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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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카이노

 

폭설이 온 날 홋카이도 신치토세 공항(新千歳空港)에서 겪은 일

하네다 공항 1터미널에 도착했을 때의 첫인상은 여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다만 나 혼자만이 이 곳에서 대단히 지쳐 있다고 느꼈지만, 이는 대단한 착각일 뿐이다. 공항에서는 항공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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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에서 노보리베츠까지 가는 길 - 폭설은 그쳤지만 가는 길은 험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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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리베츠온천 타키모토칸에서 보낸 짧았지만 꿈같던 시간, 그리고 다시 삿포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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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덮힌 길을 따라 삿포로 가든 파크(サッポロガーデンパーク)를 향해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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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가든 파크 도착, 일본 근대사의 일면을 볼 수 있는 삿포로 맥주 박물관 관람

젠카이노 폭설이 온 날 홋카이도 신치토세 공항(新千歳空港)에서 겪은 일 하네다 공항 1터미널에 도착했을 때의 첫인상은 여느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다만 나 혼자만이 이 곳에서 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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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내내 갖은 고생을 하고 찾은 삿포로 맥주 박물관. 홋카이도 여행에서 거의 필연적으로 들르게 되는 삿포로의 주된 관광 명소이기는 하나, 삿포로 중심가에서는 약간 떨어져 있기 때문에, 여행 경로에 따라서는 발걸음을 옮기지 못할 수도 있지만, 삿포로 역에서는 도보로도 충분히 이동 가능한 거리이기 때문에, 시간이 된다면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저녁 전까지 삿포로 가든 파크 일대를 둘러볼 요량으로 더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눈에 덮힌 차도가 굽이를 트는 곳에 삿포로 맥주원 가든 샵(ガーデンショップ)이 있다. 이동이 다소 완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바이러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어서, 부지 내 시설은 상당수가 축소 영업을 하고 있었는데, 방문 당시는 앞서 삿포로 맥주 박물관 내의 기념품 매장인 뮤지엄 샵이 임시휴업 상태여서, 기념품은 상업시설인 아리오 삿포로(アリオ札幌)를 제외하면 사실상 이곳에서만 구입이 가능하다시피 한 상황이었다.

 

 

한켠에는 휴계시설까지 두고 있는 매장 안은 홋카이도 각지의 유명한 기념품과 함께, 삿포로 맥주 및 삿포로 가든 파크와 관련된 기념품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볼거리가 된다. 쟈가포클이나 시로이코이비토 등 유명한 과자류는 도내의 다른 기념품 매장에 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삿포로 맥주의 로고가 박힌 맥주잔이나 티셔츠, 코스터 등은 이 곳이 아니라면 구하기도 쉽지 않다. 이는 맥주도 마찬가지로 삿포로 맥주에서 생산하는 홋카이도 한정 맥주인 삿포로 클래식은 홋카이도 바깥에서야 보기 힘들 뿐, 이 곳에서는 박스 단위의 구입도 가능할 정도지만, 라벨 상단에 붉은 별, 즉 아까보시(赤星)를 붙여 그 의미를 더한 개척사맥주(開拓使麦酒)는 삿포로 가든 파크에 온 이상 한 번 쯤은 살펴봄직하다. 삿포로 가든 파크에서 남서쪽으로 떨어진, 마찬가지로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이 남아 있는 삿포로팩토리(サッポロファクトリー)의 한 켠에 자리한 삿포로개척사맥주양조소(札幌開拓者麦酒醸造所)에서 생산되는 개척사맥주는 백수십년 전, 삿포로 맥주의 전신인 개척사맥주양조소(開拓者麦酒醸造所) 시절 당시의 맛을 살리고자, 주원료인 물까지 당시와 동일한 수맥의 복류수(伏流水)를 사용한 점이 특징이며, 단순히 전통에 대한 집착의 결과가 아닌, 삿포로 맥주 발군의 땅에서, 뿌리깊은 일본 맥주의 역사와, 일본사에서의 맥주의 의미를 담은 특별한 맥주이다.

 

 

가든 샵을 나와 더욱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입구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개척사관(開拓使館)의 반대편이 보인다. 개척사관의 한쪽, 즉 삿포로 맥주 박물관의 반대편은 식당으로 쓰이고 있다.

 

 

건물 옆에는 삿포로 맥주가 적힌 높은 굴뚝이 솟아 있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이 굴뚝은 삿포로 가든 파크 내의 포토 스팟으로도 알려져 있다. 

 

 

삿포로 맥주원은 개척사관의 일부를 포함한 다양한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개척사관 자체가 상징적인 건물이기도 하고 볼 거리도 많아서, 대부분의 시간을 쓰게 되겠지만, 달리 식사나 쇼핑 등을 하려면 다른 건물들도 둘러보게 된다.

 

 

삿포로 맥주원 가든 샵(ガーデンショップ)의 뒷편에는 두 건물들이 있다. 가든 샵 가까이 위치한 붉은 벽돌로 올린 건물은 포플러관(ローソンポプラ館)으로, 내부에 식당이 있으나, 축소 영업 관계로 관내의 불은 꺼져 있었다.

 

 

그 옆에는 다른 레스토랑인 라일락(ライラック)이 있다. 이곳 또한 마찬가지로 식당으로, 이전에는 라일락 관이 있었으나 건물 철거 후 새로이 들어섰기에, 다소 새련된 느낌의 외양을 하고 있다.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는 사이 해가 점점 저물고 있었고, 가로등에 불이 켜졌다. 장시간 눈밭을 돌아다닌 탓에 힘도 없고 허기도 질 무렵, 저녁식사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다시 개척사관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번에는 맥주 박물관 방향이 아닌 아닌 반대편에 위치한 입구이다.  박물관의 개관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저녁 무렵이 되면, 사실상 개척사관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삿포로 맥주원의 입구만 남는다.

 

 

개척사관에는 두 식당이 있고, 그 중 하나는 1층의 트로멜 홀(トロンメルホール)인데, 여타 레스토랑과 마찬가지로 영업을 하고 있지 않았다. 겨울이 되면 분명 많은 사람들이 삿포로를 찾을 것이고, 그만큼 삿포로 맥주원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몰릴 터겠으나, 도시간 이동을 포함 실내 시설 이용의 수요도 바이러스 유행 이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아마도 다양한 규제가 완화되어야 할 것이고, 그 중에는 출입국 규제도 포함되어 있으리라 짐작이 된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삿포로를 찾고 싶어하는 관광객들이 많을 터이니, 언젠가는 다시 삿포로 맥주원의 모든 레스토랑이 저녁에 불을 밝힐 날을 기다릴 뿐이다.

 

 

트로멜 홀의 반대편에는 개척사관의 또 다른 레스토랑인 케셀 홀(ケッセルホール)로 올라가는 나선형 계단이 있다. 개척사관의 2층 및 3층에 해당하는 이 곳은, 보리를 발아시키는 장치인 트로멜식 발아캔(トロンメル式発芽缶)에서 이름이 유래한 트로멜 홀과는 달리 맥주 양조용 솥인 케셀에서 이름이 유래하였고, 레스토랑 내에도 거대한 솥이 보라는 듯이 세워져 있지만, 개척사관 자체가 옛날에는 보리를 가공하는 곳인 제맥소(製麦所)였고, 저층부와 고층부에서는 각각 보리를 발아시키는 발아실과 보리에 물을 공급하는 침맥실이 들어서 있었다. 명칭 자체는 1층의 트로멜 홀이 조금 더 역사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삿포로 맥주원을 둘러보고자 할 때, 저녁 식사를 할 예정이라면 예약 시간에 따라서 가든 샵에 들를 시간을 생각해 두면 시간을 조금 효율적으로 쓸 수도 있다. 레스토랑의 라스트 오더 시간을 감안하면 기념품 매장의 영업 시간이 어느 정도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 날은 레스토랑 보다 앞서 기념품 매장을 들렀지만, 식사 이후에도 기념품 매장은 영업 중이었기에, 설령 식사 전에 기념품을 구입하지 못하였다고 해서 마냥 아쉬워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2층 입구에 위치한 카운터에서 예약상황을 전하면, 직원이 테이블까지 안내를 해 준다. 기본적인 식기는 미리 세팅되어 있었고, 간단하게 예약 플랜에 대한 설명을 받으면 한 켠에 놓인 터치 패널로 주문을 할 수 있다. 징기스칸 전문점이기는 하나, 절반은 맥주를 맛보기 위한 목적이었기에, 식사에 앞서 주류를 먼저 주문하였다.

 

 

테이블 한 켠의 가스버너 위에는 가운데 부분이 오목한 징기스칸용 철판이 미리 올려져 있다. 언틋 보면 평범해 보이나 홋카이도의 모습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잎서 방문한 삿포로 맥주원 가든 샵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대체로 예약 플랜은 시간제 무제한이여서 주문한 고기가 바닥을 보일 무렵에 주문을 하면 직원이 알아서 리필을 해 준다. 징기스칸이라고 해서 양고기만 먹을 수 있지는 않고, 소고기나 돼지고기도 주문 가능하다. 

 

 

다 익은 고기는 특제 소스에 찍어서 먹으면 된다. 양고기여도 누린내는 거의 나지 않아서, 불판에서 익힌 그대로 먹어도 충분히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술이 나왔다. 삿포로 맥주 외에도 에비스 맥주도 여러 종류를 선택할 수 있으며, 니혼슈나 소주를 포함, 소프트 드링크도 주문 가능하다. 이 또한 예약 플랜에 따라서 다르다. 보통 식사와 음료 플랜이 나뉘어져 있어서, 주류가 반드시 포함되어서 나오지는 않으니 각자의 취향에 맞게 선택을 해서 식사를 하면 된다. 이 날 마신 삿포로 클래식은 생맥주였고, 에비스 생맥주에도 전혀 밀리지가 않는 극상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징기스칸에 맥주는 심플하면서도 인상적인 조합이었다.

 

 

고기는 끊이지 않고 불판에 오르고, 같이 나온 숙주나물과 호박, 양배추 등을 곁들여 먹다 보면 100분조차도 짧게 느껴진다. 그만큼 사람들로 가득한 가운데서도 온전히 식사에 집중을 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눈에 덮힌 설경과 더불어 보는 재미와 먹는 재미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곳, 삿포로 맥주원에서의 밤은 그렇게 깊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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