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행정관청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北海道庁旧本庁舎)

2023. 11. 3. 21:00일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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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시(札幌市) 키타 1조 도리(北1条通り), 홋카이도 삿포로방면 중앙경찰서(北海道 札幌方面 中央警察署) 건물을 지나, 구 홋카이도 도립도서관(旧北海道立図書館)에 이르러 키타 2조 도리(北2条通り) 방향으로 돌아서니, 멀리 붉은 색 벽돌이 인상적인 건물이 보였다. 실로 오랫만의 방문이었다. 두껍게 쌓인 눈덩이만으로도, 기시감이 들기에는 충분했으니까. 

 

 

삿포로 시가지에는 근대 건축물이 다수 산재하고 있으나,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北海道庁旧本庁舎)일 것이었다. 규모만으로도 여타의 건축물들을 압도하고 있는 이 건물은 벽재 때문에 아카렌가(赤レンガ)로도 불리며, 그 가치를 인정받아 중요문화재로도 지정되어 있다.

 

 

1888년 완공된 홋카이도 구청사는 그 이전까지 하코다테현(函館県), 삿포로현(札幌県), 네무로현(根室県)의 세 현으로 나뉘어져 있던 홋카이도의 행정구역을 홋카이도청(北海道庁)으로 일원화하는 과정에서 건설되었다. 홋카이도청은 1886년 성립되어, 1947년까지 존속하였는데, 이 당시의 최고책임자는 장관으로, 현 홋카이도의 최고책임자는 지사라는 점에서 구분된다. 본래 삿포로시의 행정기관의 역사는 1869년 성립된 개척사(開拓使)에서 그 원류를 찾을 수 있는데, 개척사 해체 이후 잠시동안 3현으로 분류되어 있었던 행정체계가 다시 통합된 것이다. 개척사의 성립에 따라, 홋카이도의 행정중심지는 지금의 하코타데시(函館市)에서 삿포로시로 이동하게 되었으며, 지금까지 삿포로는 홋카이도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지금의 본청사 북쪽에 자리하고 있던 개척사 건물은 인근 에베츠시(江別市)와 접해 있는 홋카이도 개척촌(北海道開拓の村)으로 이축되어 지금은 터만 남아 있기에, 지금도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구청사는 이러한 홋카이도 행정구역 변천의 역사를 상징한다고도 할 수 있다. 지금도 그 일부가 회의실 등으로 사용되고 있기는 하나, 대부분 일반에 공개되어, 자료실 등으로도 활용되고 있는데, 방문 당시에는 보수공사중이어서 직접 내부로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이후 2023년부터 1년간, 건물 한 켠에 임시견학시설(仮設見学施設)을 만들어 개방하고는 있다고 하니, 관광객들의 아쉬움을 어느 정도는 달래 줄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구청사 내의 홋카이도 도립문서관(北海道立文書館)은 에베츠시의 홋카이도 도립도서관(北海道立図書館)으로 이전하게 되었는데, 이와 함께 북방영토관(北方資料室)도 옮겨가게 되었는데, 에베츠시까지 갈 여건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에 후일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본래는 지금의 남사할린에 해당하는 카라후토(樺太)관련 자료관 및 당시의 장관실 및 회의실 등이 보존되어 있어서, 홋카이도 개척의 역사 외에도 다양한 자료를 둘러볼 수 있었는데, 2019년부터 시작된 공사는 2025년도에 완료가 된다고 하니, 다시 새로워진 아카렌가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잠시동안 인내가 필요할 것 같았다.

 

 

원래 구청사 앞은 탁 트여 있지만, 방문시점에는 폭설이 홋카이도 일대를 강타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인지, 보행로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두꺼운 눈덩이로 주변 시야가 가려질 정도였지만, 이 또한 어쩔 수 없었다. 처음 아카렌가를 찾았을 때도 마찬가지였으니, 겨울에 방문한 이상은 숙명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 지금의 홋카이도 도청사는 어디에 있을까? 바로 구청사의 뒷편에 위치해 있다. 홋카이도의회 의사당(北海道議会議事堂) 북쪽에 들어선 현 홋카이도 도청사는 아카렌가보다도 더욱 방대한 크기를 자랑하고 있기에, 정문에서도 뒷편으로 건물의 모습이 보일 정도다. 한편, 도청사의 정문에는 북방영토(北方領土) 반환에 대한 메시지가 걸려 있었는데, 실질적인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고 명목상의 관할 구역으로만 남아 있는 4개 도서에 대한 홋카이도의 의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러시아에서 자발적으로 반환할 가능성은 실질적으로 제로에 수렴하겠지만, 그럼에도 영토 수복에 대한 의지는 아직까지도 남아, 홋카이도청을 찾는 이들의 마음에 불씨를 지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단순한 관광지로서만 삿포로를 바라볼 것이 아닌, 역사나 정치면으로도 충분한 숙고가 이루어져야 함을, 아카렌가를 뒤로 하고 다시금 상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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