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버스와 로프웨이(札幌もいわ山ロープウェイ)를 타고 삿포로시(札幌市) 모이와야마 전망대(藻岩山 山頂展望台)를 향해 오르는 길

2023. 11. 12. 21:00일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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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시전(札幌市電)의 로프웨이 입구역(ロープウェイ入口)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모이와야마 로프웨이로 향하는 셔틀 버스의 승강장이 있었다. 이미 버스가 여러 번 오갔을 도로 위에도 눈이 채 걷혀지지 않았고, 정류장에서는 어느 노인분이 수시로 눈을 가장자리로 퍼 내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안내판까지도 눈덩이에 절반정도는 묻혀져 있었는데, 큰 도로가 아닌 이상은 제설에도 한계가 있을 터이니 이 또한 어쩔 수 없다고 여겼다.

 

 

잠시동안 정류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셔틀버스가 도착했다. 일명 모리스 호(もーりす号)라고 불리는 차량은 별도의 요금이 필요없이 이용 가능한 무료 셔틀버스인데, 버스에 표시되어 있는 일본 신 삼대 야경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큐슈(九州)의 키타큐슈시(北九州市)와 나가사키시(長崎市)와 함께 삿포로시(札幌市)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 때문에라도 늦은 시간까지 로프웨이가 운행을 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이번에는 야경을 보기 위해 찾은 것은 아니었다. 한편으로는 맑은 날씨에는 주변이 훤히 보이는 낮에 삿포로의 시가지를 마음껏 둘러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야경이 아니더라도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리라 여겼다.

 

 

얼마간을 달려 버스는 모이와야마 로프웨이의 산로쿠역(山麓駅) 앞에 내렸다. 제법 많은 승객들이 있었음에도 전체적으로 왁자한 분위기가 아니었기에, 간만에 산기슭에서 느낄 수 있는 정적에, 마음까지 차분해지는 듯 하였다.

 

 

버스를 뒤로 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섰지만, 1층은 바깥과는 또 다른 정적의 공간이었다. 별다른 시설도 없이, 구석에 자리한 자판기와, 입구 정면에 엘리베이터가 조용히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을 뿐이었다. 매표소와 승강장은 최상층인 4층에 있었기에, 곧장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면 한켠에 매표소가 있었다. 매표소의 반대편에는 로프웨이 승강장으로 향하는 통로가 있었는데, 입장 경로가 분명하게 구분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표를 구입하고 곧장 승강장 입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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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로쿠역(山麓駅)에서 모이와야마 전망대가 있는 산쵸역(山頂駅) 사이에는 츄후쿠역(中腹駅)이 있는데, 구간별로 요금이 다르기 때문에 확인이 필요하다. 다만, 산쵸역에 전망대가 위치해 있듯, 츄후쿠역에도 전망대가 있기 때문에 산쵸역까지 오르지 않는 경우도 있겠으나, 대부분은 산쵸역까지 가는 티켓을 구입하는 듯이 보였다. 요금은 구간별 외에도 연령대로도 구분이 되어 있으며, 삿포로 시민들은 관광객들에 비하여 훨씬 싼 요금으로 이용이 가능한 점 또한 특기할 사항이다.

 

 

탑승을 앞두고 줄을 서는 동안에도 고개를 돌리면 창 밖으로 삿포로시의 경치가 비쳤다. 산기슭에 위치해 있어 고도가 낮았기에, 곤돌라에 오르기 전까지 잠시 동안 조망이 허락된 수많은 건물들의 집합체였다. 바깥의 소리는 들을 수 없었지만, 눈으로 덮힌 스카이라인은 그 자체로 정적이었다. 가까이서 보면 그렇게도 생명력 있고 활기 넘치는 모습이었지만, 시가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얼어붙은 듯한 풍경을 마주하게 되다니. 이것이 삿포로시가 갖고 있는 또 다른 단면임을, 로프웨이에 오르기 전부터 실감할 수 있었다.

 

 

로프웨이를 타기 위해 승강장으로 향하는 입구 앞에서부터 줄줄이 늘어선 관광객들. 나의 뒤로도 꾸준히 표를 구매한 사람들이 줄을 섰기에, 충분히 곤돌라 한 대는 체울 인원이 된 것 같았다. 조용히, 그리고 간간히 대화가 오가는 와중에도 정적을 느꼈던 것은, 바로 이 도시가 안겨준 겨울의 풍경 때문이라고 여기면서, 탑승구가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모이와야마의 정상에서 바라본 경치는 어떻게 다를까를 생각하고 있으니, 곤돌라가 도착하였고, 직원이 탑승안내를 시작했다.

 

 

곤돌라에서는 시가지의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뒤편이 가장 명당일 것이었다. 대기인원 중에서는 앞쪽에 자리를 잡고 있었기에, 어렵지 않게 자리를 차지하였고, 곤돌라가 역에서 부터 멀어져가면서 여러 방향으로 삿포로의 시가지를 둘러 보았다. 곤돌라가 올라가는 도중에는 주변 전경에 대한 안내방송도 나왔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현재 운행되고 있는 곤돌라는 모이와야마 로프웨이가 영업을 시작한 이래 4번째로 도입된 차량이며, 실제 모이와야마 일대에 서식하는 올빼미의 일종인 에조올빼미(エゾフクロウ )와 청설모의 일종인 에조다람쥐(エゾリス)에서 모티브를 따 와, 각각 은색과 주황색 도장으로 되어 있다. 2021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현재의 곤돌라는 이전의 차량과 동일하게 교주식(3선교주식 보통삭도)으로 운행되다 보니, 운행 도중 창 밖으로 반대방향으로 운행하는 곤돌라를 볼 수도 있다.

 

 

곤돌라가 높이 올라갈 수록 멀리 삿포로의 시가지와 함께, 산기슭역 옆에 홀로 자리하고있는 하얀 사리탑이 보였다. 사리탑의 정식 명칭은 삿포로 평화탑(札幌平和塔)으로, 태평양전쟁 당시 희생자들을 기림과 동시에 세계평화를 염원하여 1959년 건립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인도로부터 부처의 사리를 받아 안치하였다고 한다. 모이와야마 산로쿠역 측면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를 수도 있으며 인접한 히가시혼간지 홋카이고카쿠(東本願寺北海御廟) 부지 뒤편으로 길이 나 있다고 한다.

 

 

곤돌라는 츄후쿠역(中腹駅)에서 내렸지만, 목적지인 모이와야마 전망대까지는 갈 길이 남아 있었다. 산쵸역(山頂駅)까지 이동하기 위해서는 미니 케이블카로 갈아타야 하는데, 근처에는 기념품 매장도 있었지만 역시 전망대를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 들르는 편이 좋을 것 같아 곧장 탑승구 앞에 줄을 섰다. 케이블카 또한 자주 운행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얼마 가지 않아, 직원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녹색 도장의 미니 케이블카는 모리스 카(もーりすカー)로 불리며, 앞서 타고 온 곤돌라와는 다르게 다소 슬림한 크기였지만, 두 대가 앞뒤로 함께 운행을 하고 있었기에, 곤돌라를 타고 온 인원은 반씩로 나뉘어 탑승을 했다.

 

 

미니 케이블카는 선로 위를 운행하기에 곤돌라와는 승차감이 다소 차이가 있었다. 운행 방향 뒤편으로는 츄후쿠역의 전망대 주차장과, 동절기에 운영하는 삿포로 모이와야마 스키장(札幌藻岩山スキー場)이 있지만, 눈과 나무에 가려져 잘 보이지는 않았다. 삿포로 시가지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스키장이 있으니, 삿포로 시민들 입장에서는 지근거리에서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메리트가 있다는 생각에 부러움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타 지역에서 온 관광객의 시선에 지나지 않을 것이었다. 여러 모로 눈 때문에 좋은 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점도 분명히 있을 터. 그런 점에서 모이와야마 스키장은 이 땅에 살아온 사람들이 자연 환경을 슬기롭게 활용한 역사라고도 볼 수 있었다.

 

 

앞선 곤돌라와에 비하면 다소 짧은 구간이었기에, 감상에 빠져들 새도 없이 금방 케이블카는 산쵸역(山頂駅)에 도착했다. 산쵸역은 1층에 승강장이 있으며, 2층에는 레스토랑이 있고, 전망대는 그 위인 옥상에 위치해 있었는데, 승강장을 나와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면 전망대에 이르게 된다.

 

 

노면전차, 그리고 셔틀버스와 로프웨이, 케이블카까지, 다양한 운송수단을 타고 다다른 모이와야마 전망대, 계단을 올라 옥상에 이르니, 자동문 너머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삿포로시 일대의 풍경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 여태껏 보아왔던 삿포로시의 풍경과는 또 다른 세계일 것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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