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9. 00:00ㆍ일본여행
신비스럽고도 웅장했던 삿포로의 설경을 뒤로 하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갈 차례가 되었다. 아쉬움이 남기는 하였지만, 하늘은 맑았음에도 냉동고처럼 얼어붙은 바람을 오랫동안 당해내기에도 한계가 있었다. 어짜피 고개를 돌릴 때마다 달라지는 주변의 풍경들을 담아낼 만큼 충분히 있었기도 하였기에, 남은 일정을 위해 계단을 내려갔다.
모리스카를 타고 다시 츄후쿠(中腹駅)역에 이르렀다. 멀리 기념품 매장인 마운틴 모이와 수베니어 샵(Mt.MOIWA SOUVENIR SHOP)의 매대가 보였다. 지금은 산쵸역(山頂駅)으로 이전하였으니, 모이와야마에서 기념품을 구입하고자 할 때는 산쵸역에서 미리 구입을 하여야 할 것이다.
추휴쿠역에서 산로쿠역까지 내려가는 곤돌라에 오르기까지는 잠시 시간이 있었기에, 츄후쿠역의 다양한 시설들을 둘러보고 난 뒤, 마운틴 모이와 수베니어 샵(Mt.MOIWA SOUVENIR SHOP)에서 기념품을 구입하였다. 모이와야마에서만 판매되는 기념품보다는 홋카이도의 유명한 특산품들 다수가 진열되어 있었기에, 집으로 가져가 먹을 특산품을 구입하고, 다시 로프웨이 승강장 입구에서 순서를 기다렸다.
내려갈 때도 삿포로 시가지 방면을 보고자 진행 방향 전방에 자리를 잡았다. 츄후쿠역으로 올라갈 때는 천천히 멀어졌던 철탑이, 반대로 점점 가까워졌다. 이윽고 철탑에 이르렀을 때는 잠시 곤돌라가 흔들리기도 하였는데, 로프웨이를 탈 때 느낄 수 있는 감각이라 내심 쾌감이 있었다.
그리고 철탑을 지나, 서서히 곤돌라는 산로쿠역 승강장에 가까워졌다. 예나 지금이나, 곤돌라를 탈 때는 처음과 마지막 순간이 제일 인상이 강하게 남는다. 곤돌라가 출발할 때와 멈추어 설 때, 약간의 흔들림이 있기 때문이다. 삭도를 타게 되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경험이지만, 관광지가 아닌 이상 여간해서는 삭도를 탈 일이 없기 때문에, 사소한 순간조차도 소중하게 여겨지는 것은 아닐까.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이르자, 모이와야마에 머물렀던 시간이 무색하게 마음 한 구석이 텅 빈 것 같았다. 허전함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후련함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주간에 방문하였던 만큼, 애초에 야경은 기대도 하지 않았고, 하려 했던 것, 보려고 하였던 것들은 거의 즐기고 왔으니까.
산로쿠역 앞에는 타이밍 좋게 무료 셔틀버스가 대기 중이었고, 다시 로프웨이이리구치 정류장 근처의 셔틀버스 정류장에 다다랐다. 무심하게 버스는 눈길 위를 돌아 다시 산로쿠역을 향해 떠났고, 나는 반대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다시 로프웨이이리구치 정류장에 이르자, 얼마 있지 않아 외선순환 전차가 도착했다. 다음 여정까지 함께 할 삿포로시 교통국 240형 전차(札幌市交通局240形電車)였고, 차량은 다시 북쪽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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